[베이스볼 피플] 암투병 원종현 “내년엔 꼭 마운드 오를 것”

입력 2015-08-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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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인 NC 원종현은 “내년엔 반드시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위암 수술 후 그라운드에 복귀한 한화 정현석을 보며 원종현도 희망을 키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전보다 살은 조금 빠졌지만 몸은 괜찮아”
검사 결과 좋으면 1∼2개월 뒤 운동 예정

프로야구계는 얼마 전 위암을 극복하고 1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한화 정현석(31)으로 들썩였다. 정현석의 얼굴은 야위어 있었지만, 한층 밝고 더 강해진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향해 쏟아졌다. 그러나 그 순간 정현석은 자신처럼 암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있는 NC 원종현(28)을 떠올렸다. “하루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와 만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원종현도 정현석의 복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내년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 아니, 오르겠다”며 더욱 이를 악물었다.


● “이전보다 살은 빠졌지만 잘 지낸다”

원종현은 1월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귀국 후 정밀검사 결과 대장암 2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항암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묵묵히 받아들였다. 하루라도 더 빨리 낫기 위해 치료를 시작했다. 전화가 연결된 시점은 마침 원종현이 항암치료를 마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현재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쉬고 있는 원종현은 “이전보다는 살이 조금 빠졌다”며 웃고는 “몸은 괜찮다. 잘 지내고 있다. 8월말에는 마산에 가려고 한다. 야구장에 갈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사실 마산행 여부는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할 수 있다. NC 구단 관계자는 “항암치료는 끝났는데 CT(컴퓨터단층) 촬영 결과가 나와야 ‘다음’을 계획할 수 있다. 검사 결과가 좋아도 1∼2개월은 요양한 뒤에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구단과 트레이닝 파트 모두 완벽하게 몸이 낫고,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무리시킬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 “NC 야구는 늘 본다…내년 돌아가겠다”

물론 원종현의 마음은 안 그랬다. 하루 빨리 마산에 돌아가 선수단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는 2008년 LG에서 방출된 뒤 내일 당장 뛸 구단도, 입을 유니폼도 없는 상태에서 자비를 털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다시 공을 잡을 때까지 1년 6개월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끝내 NC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프에서 찍힌 시속 155km의 공은 많은 이들에게 ‘투혼’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줬다.

NC 선수단은 올 시즌 모자에 ‘155’라는 숫자를 새기고 경기를 뛰고 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원종현이 보여준 투혼을 마음에 새기고, 늘 그와 함께 한다는 의미다. 원종현도 NC와 함께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과는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항상 연락하고 있다. 전화도 자주 한다”며 “NC 야구는 당연히 매일 보고 있다. 내년에는 선수들과 함께 야구장에서 뛰고 싶다. 꼭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싶다. 아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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