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 “13명의 연인과 키스신, 평생 못 잊을 추억이죠”

입력 2015-08-17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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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는 사랑 이야기에 목마르다. 일부에서는 “멜로 영화만 고집하느냐”고 말하지만, 모든 사랑 이야기를 표현 하고 싶다는 남다른 욕심을 가진 그다. 스포츠동아DB

■ 20일 개봉 앞둔 ‘뷰티 인사이드’|한효주


힐링으로 인연된 문숙 선생님과 호흡
‘평생 못 잊을’ 또 하나의 추억
멜로만 치중? 원없이 하고 싶어요


“멜로는 계속 그리고 원 없이 하고 싶다.”

한효주(28)는 멜로 영화에 가장 적합한 여배우로 통한다. 최근 2∼3년 동안 출연해 두각을 보인 장르가 대부분 멜로란 점에서 그렇다. 멜로 영화를 기획하는 제작진이 캐스팅 1순위로 떠올리는 주인공 역시 그라는 사실에서는 ‘멜로 퀸’이라는 수식어가 적합하다.

올해 한효주가 택한 영화만 봐도 그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1월 개봉한 ‘쎄시봉’과 20일 개봉을 앞둔 ‘뷰티 인사이드’, 현재 촬영 중인 시대극 ‘해어화’까지 멜로의 향기가 짙다. 반복되는 선택이지만 그는 ‘변화’ 대신 “누리고 싶다”고 했다. 간혹 ‘멜로에 너무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도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누구보다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말할 뿐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는 대부분 사랑 영화다. 사랑 이야기는 세대별로 표현 가능하다. 죽기 직전까지 하는 게 사랑 아닌가. 20대인 지금 표현할 수 있는 사랑, 풋풋함과 싱그러움, 아픈 사랑까지 전부 하고 싶다.”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종렬·제작 용필름)는 한효주의 정점을 드러낸다. 영화는 매일 다른 모습(나이, 인종, 성별 불문)으로 눈을 뜨는 남자 우진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다. 매일 변하는 우진의 모습은 120여 배우들이 나눠 표현했다.

한효주는 이 가운데 비중 있는 21명의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촬영현장을 쉽게 표현하면 ‘한효주가 21명의 배우와 사랑 연기를 했다’로 정리할 수 있다. 간단치 않은 과정이었다는 의미다.

“대개의 영화는 배우들이 모여 한 번 대본 연습을 하고 촬영을 시작한다. 이번엔 각기 다른 21명의 배우 스케줄에 맞춰 수없이 대본 연습을 했다.(웃음) 마지막 장면에서는 13명의 배우와 키스한다.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순간 같다.”

한효주가 이 영화에 애정을 갖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는 배우 문숙과 맞춘 호흡도 있다. 제작진은 우진 엄마 역으로, 1970년대 ‘삼포가는 길’ 등에서 활약한 문숙을 떠올렸다. 30년 넘게 연기를 중단한 문숙 캐스팅은 한효주가 해냈다.

MBC 드라마 ‘동이’ 촬영을 끝낸 2010년 가을. 한효주는 “힐링이 필요했던 그때 우연히 잡지를 보다 문숙 선생님의 이야기를 접했다”고 돌이켰다. 과거 유명한 여배우였지만 지금은 하와이에서 자연치유사로 일하는 사연을 읽고 연락처를 수소문해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다”고 했다.

“한국의 배우 한효주라고 소개하고, 하와이에 가면 만날 수 있냐고 물었다. 하와이에서 선생님을 처음 뵌 순간을 돌아보면, 마치 이번 영화에서 내가 우진을 만났을 때처럼 마음으로 무언가 확 들어온 기분이었다.”

한효주는 요즘 한국무용에 빠져 있다. 발레에도 관심이 높다. 여배우가 택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그는 자신에게 “냉정한 편”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확실하게 구분해 평가할 줄도 안다.

“자연스러움. 어떤 배우와도 어울리고 편하게 어우러지는 친근함이 내 장점 아닐까. 헌데, 나는 자신을 객관화해 바라본다. 나를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는 거다. 너그럽지 않다.”

그래서 한효주는 “뜨겁게, 미치는 연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고 했다. 아직 자신에겐 불가능한 영역이다.

“나이가 더 들어야 가능할 것 같다. 모든 걸 화끈하게 즐길 수 있을 때가 오면 좋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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