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청 배드민턴팀 “기업팀과 경쟁…큰 일 낼게요”

입력 2015-08-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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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청 배드민턴팀은 기업팀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전남지역을 대표하는 명문팀으로 자리 잡았다. 왼쪽부터 정나라, 정명화 감독, 전주이, 한가희, 방지선. 화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떠오르는 배드민턴 명문’ 화순군청

7명 선수 중 6명 화순 출신 가족같은 분위기
운동시간 많아도 열심…노력하는 만큼 성과
트레이너 없어 부상 위험 노출 가장 아쉬워


전남 화순은 한국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7·삼성전기)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용대가 스타로 떠오르면서 화순에는 배드민턴 전용체육관(이용대체육관)이 생기는 등 한국배드민턴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화순군청은 화순을 비롯한 전남지역 배드민턴을 대표하는 팀이다. 화순군청은 정명화(51) 감독의 지휘 아래 정나라(29), 고아라(23), 유해원(23), 전주이(21), 한가희(21), 방지선(20), 김별(21) 등 여자선수 7명이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묵묵히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운동량은 1등, 불평은 없어

배드민턴 성인무대에선 적극적 투자에 나서는 기업팀들이 강세를 나타내기 마련이다. 기업팀들에 비해 지자체팀들의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선수 스카우트에 있어서도 여건이 좋지 않다. 특히 수도권과 먼 거리에 있다면 선수들의 마음을 사기가 더 어렵다. 화순군청은 화순 출신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팀을 꾸리고 있다. 7명의 선수 중 방지선(마산 성지여고 졸업)을 제외한 6명이 화순 출신이다.

정명화 감독은 “A급 선수 스카우트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팀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건강하고 열심히 뛰는 선수를 뽑는다. 우리 팀이 기업팀을 이기기 위한 방법은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뿐이다. 다른 팀에 비해 운동시간이 긴 편이지만, 선수들이 불평 하나 없다. 우리 선수들이 운동 하나만큼은 정말 열심히 한다. 노력하는 만큼 성과도 있다. 기업팀들과의 경쟁 속에서 가끔 큰 일도 내고는 한다”며 웃었다.

팀 내 최고참 정나라는 “이용대체육관이 있어서 체육관 사용에서도 자유롭고, 체육관 외부에도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기업팀 같은 환경은 아니더라도 군청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다. 선수들이 한 아파트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 숙소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트레이너가 필요해요!”

현재 국내 실업무대 시·군청팀들 중 트레이너가 있는 팀은 김천시청뿐이다. 화순군청에도 트레이너가 없다. 부상에 민감한 선수들에게 트레이너의 부재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국가대표인 고아라, 유해원은 태릉선수촌에서 관리를 받고 있지만, 다른 5명의 선수는 부상에 노출돼 있다.

전주이는 “재활을 하려면 자비를 들여 광주에 있는 재활센터를 찾아가야만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선수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정나라는 “여자선수들은 몸이 한 번 흐트러지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재활이 아니더라도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밸런스 운동 지도를 위해 트레이너가 있었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화순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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