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보조기 차고 돌아온 KCC 김민구

입력 2015-08-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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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던 KCC 김민구(오른쪽)가 1년여의 재활을 거쳐 코트에 복귀했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전에 출전한 김민구가 상대 수비의 견제 속에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지난해 6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던 KCC 김민구(오른쪽)가 1년여의 재활을 거쳐 코트에 복귀했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전에 출전한 김민구가 상대 수비의 견제 속에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 “음주운전 죄송…모든 벌 달게 받겠다”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 경기 막판출전
다리신경 20%만 회복 수비 번번이 놓쳐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1년 2개월여 동안 코트를 떠났던 김민구(24·KCC)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식경기에 출전했다. 오른쪽 다리 신경이 완벽하지 않아 제대로 뛰진 못했지만 슛과 패스감각은 살아있었다.

김민구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경희대전 4쿼터 종료 6분51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남자농구대표팀에 포함돼 훈련하던 지난해 6월 7일 음주운전사고를 낸 이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섰다.

사고로 고관절을 다쳤고, 다리 신경을 잃은 그는 오른쪽 발목에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보조기를 착용했다. 오른쪽 다리 신경은 20% 정도 회복됐다. 팀 훈련에 합류하면서 신경이 돌아오는 속도가 더 좋아졌다는 것이 KCC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오른쪽 발목을 들어올릴 수 없어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뛰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가끔 오른발을 끄는 모습이 보였다.

김민구는 외곽에서만 움직였다. 슛과 패스 위주로 경기를 했다. 장기인 3점슛을 1개 림에 적중시켰고, 리바운드(3개)와 어시스트(1개)도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에선 상대 선수들을 계속 놓쳤다. 앞으로 뛰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옆으로 가는 스텝은 아직 불가능한 듯했다.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민구는 고개 숙여 사죄의 뜻부터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고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일찌감치 이런 자리를 가졌어야 하지만 어느 정도 회복해서 코트에 다시 설 수 있을 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징계 등 모든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뛰었지만 정식 복귀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다친 직후에는 운동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분을 위해서 꼭 제대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KCC 추승균 감독은 김민구의 출전을 놓고 고심했다. 사고 이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공식경기에 출전시키는 것이 맞는지를 걱정했다. 이날 오전 구단에서 김민구가 쓴 사죄의 글을 발표했지만, 이는 오히려 팬들의 좋지 않은 시선을 부채질했다. 구단은 결국 경희대전 이후 김민구가 직접 사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KCC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김민구를 정식선수로 등록했다. 연봉은 리그 최저인 3000만원이다. 징계는 불가피하다. KBL과 대한농구협회는 김민구에 대한 징계를 조만간 논의한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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