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정몽준 기부 내역 조사…블래터의 반격

입력 2015-08-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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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명예부회장. 스포츠동아DB

정몽준(64·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내년 2월로 예정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직후 FIFA가 그의 2차례 기부 내역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부회장이 자신을 비난하고 즉각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제프 블래터(79·스위스) FIFA 회장이 정 명예회장을 은근히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한국시간) FIFA 윤리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FIFA가 정 명예부회장이 2010년 아이티와 파키스탄에 기부한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도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당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 50만 달러(약 5억9000만원), 파키스탄에 40만달러(약 4억7000만원)를 각각 기부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두 나라의 축구 발전에 써달라며 기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축구협회는 정 명예부회장이 기부한 금액을 축구장 건설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집행하지 않았다. 파키스탄축구협회는 “축구장 부지를 정부가 확정해주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 결정되면 공사비로 쓸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정 명예부회장이 아이티에 기부한 금액은 일부가 유용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FIFA 비리를 조사 중인 미국 검찰은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 일부를 인출해 사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을 통해 일찌감치 보도된 내용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정 명예부회장이 2018·2022년 월드컵 개최국을 결정한 2010년 FIFA 집행위원회와 FIFA 집행위원을 뽑는 2011년 AFC 총회를 앞둔 시점에 기부했다. 한국이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정 명예부회장은 AFC 총회에서 FIFA 부회장 선거에 출마했었다”고 기부시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명예부회장측은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인도적 지원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FIFA의 비윤리적 행태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 명예부회장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과 해외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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