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역대 월드컵 예선 명승부 3선

입력 2015-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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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이란 원정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한국축구를 위기에서 구한 박지성. 스포츠동아DB

■ 이란 잠재운 박지성, 일본 잠재운 이민성

2009년 박지성 이란전 해결사 우뚝
1997년 이민성 한일전 역전골 감동
짜릿한 반전드라마 ‘도하의 기적’도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 9차례 출전했다. 특히 1986멕시코월드컵부터 2014브라질월드컵까지는 8회 연속 본선에 올라 아시아축구 맹주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8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수많은 위기를 극복한 덕분에 엄청난 대기록을 수립했다. 한국축구의 월드컵 예선 명승부들을 꼽아봤다.


● 6만여 관중을 침묵에 빠뜨린 박지성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같은 조에 속했다. 중동 3개국에 껄끄러운 북한까지 만만치 않은 조 편성이었다. 한국은 2승1무를 거둔 뒤 2009년 2월 이란 원정에 나섰다. 가장 큰 고비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6만여 관중이 들어 찬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후반 13분 먼저 실점해 0-1로 끌려갔다. 경기 내용도 썩 좋지 않았다.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6분 박지성이 극적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순간 아자디스타디움은 침묵에 빠졌다. 결국 무승부로 끝났고, 한국은 본선 진출의 중요한 디딤돌을 놓았다.

1997년 9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전에서 2-1 짜릿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던 이민성.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한일전의 백미 1997년 도쿄대첩

19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라이벌 일본과 최종예선을 같은 조에서 치르게 됐다.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 오르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던 시기였다. 1997년 9월 도쿄 요요기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전. 이미 2승을 챙긴 한국은 일본을 꺾으면 본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상황이었다. 후반 20분 먼저 실점했다. 그러나 후반 38분 서정원이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데 이어 3분 뒤 이민성이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다시 일본의 골문을 열었다. 2-1로 승리한 한국은 3연승을 거뒀다. 같은 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일본과의 2차전에서 0-2로 패했지만, 결국 조 1위로 본선에 올랐다.


● 계속 회자되는 ‘도하의 기적’

19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은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종예선에 진출한 팀 전부가 한 지역에 모여 대결했다. 참가국은 한국, 일본,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 6팀이었다. 2위까지 본선 출전권이 주어졌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이란에 3-0으로 승리한 이후 3경기에서 2무1패에 머물렀다. 특히 일본에 0-1로 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자력으로는 2위 싸움이 불가능했다. 한국은 마지막 북한전에서 3-0으로 승리하고도 좋아할 수 없었다. 일본이 이라크에 2-1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라크가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덕분에 한국은 골 득실차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2위가 됐다. 한국에선 ‘도하의 기적’, 일본에선 ‘도하의 비극’으로 표현하는 경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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