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은 두 바퀴로 굴리는 사랑 입니다] 경륜 베팅액은 어디로? 고객환급·세금 그리고 사회 환원

입력 2015-09-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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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이 페달을 돌릴 때마다 따뜻한 나눔이 이어진다. 고객들이 경륜 경주에 베팅한 매출액의 72%는 적중고객에게 환급금으로 지급되고 매출액의 16%는 국가 및 지방재정 확충에 사용된다.

경륜이 페달을 돌릴 때마다 따뜻한 나눔이 이어진다. 고객들이 경륜 경주에 베팅한 매출액의 72%는 적중고객에게 환급금으로 지급되고 매출액의 16%는 국가 및 지방재정 확충에 사용된다.

1 .두 바퀴의 아름다운 나눔 - 베팅률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상호간 베팅하는 패리뮤추얼 시스템
매출액 72%는 고객 배당금으로 환급
16% 세금…대기업보다 높은 납부율
나머지 수익 12% 대부분은 사회환원


꿈의 2007배!

지난해 4월 5일 경륜에서 큰 ‘사건’이 터졌다. 시즌 최고 배당이 나온 것이다.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14경주에서 김재국과 강병철이 깜짝 1, 2위를 차지하며 쌍승식 2007배의 잭팟을 터뜨렸다. 쌍승식 전광판에 2007이라는 숫자가 선명했다. 장내는 술렁거렸다. “우와! 대박” “누구야, 팔자 고쳤겠네!”하며 웅성거렸다. 1만원을 베팅했다면 무려 2000만 원 이상을 챙겨 간 것이다. 이날 삼복승과 복승에서도 각각 1132배와 663배가 나오는 등 5개 베팅 방식 중 4개가 시즌 최고배당을 기록됐다.경륜팬들 사이에선 잊지 못할 배당이 있다. 4591배. 2009년 경륜 20년 사상 최고 배당률이다. 경륜팬이라면 누구나 ‘4591’을 꿈꾸며 경주권 구매표에 검은 사이펜을 긋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이렇게 고배당을 적중시켰을 경우 ‘시행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손해 좀 봤겠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그럴까. 또 ‘내가 경륜 경주에서 베팅한 돈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간 것일까’하고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모두 국민체육진흥공단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갔을까. 경륜 경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배당이 터지면 시행체는 이익일까, 손해일까

경륜·경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베팅한 번호에 대한 배당률이 전광판에서 끊임없이 변동하는 것에 익숙할 것이다. 이것은 고객이 시행체를 상대로 돈을 거는 것이 아니라 고객 상호간에 돈을 걸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같은 베팅 시스템을 ‘패리뮤추얼(Parimutuel)’이라고 한다. 전 세계 경륜 경정 경마 등 시행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베팅 방식이다.

그러나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내기의 배당률은 고정된 것이었다. 시행체의 이득과 손실이 경주결과와 무관한 패리뮤추얼 방식은 ‘고정승률방식’보다 진보된 베팅 방식이다. 패리뮤추얼은 프랑스어로 ‘상호간에 서로 돈을 걸다’(Pari Mutuel)는 뜻이다. 1891년 프랑스 당국은 패리뮤추얼 베팅을 합법화하고 기존의 고정승률 베팅을 법으로 금지시켰다. 이후 패리뮤추얼 방식은 전 세계의 경마장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유사한 경륜에서도 이 방식을 도입했다.

경륜고객들 중 일부는 고배당이 연출되면 시행체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경주결과에 따라 시행체의 수입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주결과에 시행체가 임의로 개입한다는 불신이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해 많은 경륜-경마시행국에서 패리뮤추얼을 기본적인 베팅방법으로 정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론을 말하면 고배당과 시행체의 손익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경륜 매출액은 모두 국민체육공단 몫이 아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륜 총매출액은 2조2019억원이었다. 합법적 사행산업 중 경마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규모로 보면 20대 기업에 달하는 매출액이다. 그러나 이 매출액이 모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수입은 아니다.

먼저 경륜매출의 수익구조를 살펴보자. 고객들이 경륜경주에 베팅한 매출액의 72%는 적중고객에게 배당금으로 환급된다. 전국의 경륜팬이 100원을 베팅하면 72원은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패리뮤추얼은 이 72%에 해당하는 금액을 두고 고객끼리 베팅을 하는 것이다.

고객환급금 72%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각종 세금이다. 매출액의 16%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레저세 10%, 지방교육세 4%, 농어촌특별세 2%가 포함된다. 경륜 세금 16%는 매출액 대비 세금납부율로 보면 대기업보다 많은 수치다.

나머지 12%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들어오는 발매수득금이다. 그러나 발매수득금 모두를 공단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득금 12% 중 경기 개최경비를 뺀 뒤 나머지(수익금)는 전액 사회 환원된다. 이 수익금은 다시 4개 기금과 지방재정지원, 공익사업에 쓰인다.

수익금 중 40%는 국민체육진흥기금 몫으로 들어가고, 24.5%는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19.5%는 청소년육성기금으로 쓰인다. 또 지방재정지원 명목으로 10%가,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으로 4%, 문체부령으로 정하는 공익사업에 2%가 배분돼 국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쓰이고 있다. 물론 배분률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수익금은 479억8300만원으로 이 중 약 218억원이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문화예술진흥기금 103억원, 청소년육성기금으로 85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결국 경륜에서 베팅한 돈의 대부분은 자신 혹은 다른 고객이 환급 받는 셈이다. 그밖에 세금과 각종 공익기금으로 배분돼 사회 환원된다. 베팅이 적중되면 돈을 벌어 기분 좋고, 적중에 실패하더라도 ‘좋은 일에 쓰는구나’하고 느긋해하면 될 일이다.

사족. 건전 베팅을 위한 팁 세 가지. 첫째,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확률을 존중할 것, 둘째 베팅 하러 갈 때 신용카드는 집에 두고 하루의 배팅 금액을 정해 그 액수만 지참할 것, 셋째 경제적 능력에 맞게 배팅할 것. 참고로 전문가들은 오락문화지출(베팅) 비용이 월 소득액의 3.5% 수준 내외가 적당하다고 권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 스포츠동아 공동기획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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