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연·원더걸스·데이식스…‘밴드의 맛’을 안 JYP

입력 2015-09-09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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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연달아 밴드를 전면에 앞세우며 새로운 색 구축에 돌입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7일 자정 자사의 첫 보이 밴드 DAY6(이하 데이식스)를 선보이며 록신(scene)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 JYP가 록밴드를 선보인 건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은 물론이고 데이식스 이전까지 JYP에서 선보인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댄스와 흑인음악을 주요 장르로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JYP에서 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던 것이지만 실제로 데뷔를 한 데이식스의 모습이 JYP와는 다소 매치가 잘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보여준 JYP의 행보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데이식스의 데뷔가 반드시 뜬금없다고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JYP는 조금씩 밴드신에 영역을 늘려왔고, 데이식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기세다.

JYP의 이런 이례적인 행보의 계기에는 백아연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 가요계 최대 이변이라고까지 불린 ‘이럴거면 그러지말지’의 역주행에 힘입어 백아연은 라이브 콘서트까지 개최하며 홍대신에 발을 들이게 됐다.

더욱이 백아연은 최근 라이브 클럽데이와 렛츠락페스티벌 라인업까지 이름을 올리면 완연히 라이브형 가수로 거듭난 모양새이다.

‘K팝스타’에서 키보드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으로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백아연이었던 만큼, 어떻게 보면 이제야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고도 볼 수 있다.

원더걸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어쿠스틱 라이브형 가수로 거듭난 백아연 이후 이번에는 3년 만에 컴백한 원더걸스가 4인조 밴드로 ‘Reboot’ 되면서 JYP표 밴드의 기반을 닦았다.

비록 록밴드라기보다는 신스팝 밴드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주긴 했지만 이번 원더걸스의 변신은 과거 걸그룹으로서의 원더걸스와 밴드로서의 원더걸스를 적절히 혼합했다는 평이다.

더욱이 백아연과 원더걸스 모두 이런 변신이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은 데이식스의 데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백아연과 원더걸스가 JYP표 밴드에 대한 반응을 살펴본 시약지라고 한다면, 6인조 밴드 데이식스는 JYP가 록 밴드의 영역에 발을 들이기 위한 메인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데이식스를 두고 JYP가 취한 프로모션 방법은 다분히 언더그라운드스럽다는 것이다.

오버그라운드 밴드의 대표주자인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 등과 달리 데이식스는 데뷔소식을 거창하게 전하지도 않고 또 이름을 알리기 위한 음악방송 출연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앨범 발매 하루전인 6일 홍대 웨스트브릿지에서 비공개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소규모 팬들 앞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 것을 택했다.

또한 데이식스는 11일에는 오후 8시 홍대 롤링홀에서 이스턴사이드킥, 잔나비 등과 함께 합동 공연 ‘BRIGHT NIGHT’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데이식스의 이런 행보는 박진영이 말한 향후 JYP엔터테인먼트의 청사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 인터뷰에서 박진영은 “앞으로 JYP엔터테인먼트를 다양한 장르의 전문 레이블 집합체로 키우고 싶다”라며 “예전에 미쓰에이를 이렇게 레이블화 시키려고 시도해봤으나 아이돌 그룹으로는 한계를 느꼈다. 앞으로 음악성 있는 아티스트 위주로 새로운 레이블을 시도해보려고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진영의 말처럼 데이식스는 지소울 등과 함께 JYP의 서브 레이블인 Studio J의 소속으로, JYP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첨병으로 나선 셈이다.

데이식스에 대해 정통한 한 관계자는 “데이식스의 경우 단순한 이름 알리기가 아니라 실력적인 부분을 인정받으려고 준비해왔다”며 “앞으로도 라이브위주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밴드신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후로도 이와 관련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데이식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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