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에비앙챔피언십 타이틀방어 나선다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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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사진제공|KLPGA

1년전 41승 카리 웹에 18번홀 역전 우승

“지금의 나를 만든 특별한 대회다. 그날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김효주(20·사진)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의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에비앙챔피언십은 김효주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무대다. 1년 전의 일이지만, 김효주의 기억 속엔 아직도 그날의 감동이 생생하다.

최종 4라운드. 무명이나 다름없던 김효주는 LPGA투어 통산 41승을 거둔 베테랑 카리 웹(호주)과 우승을 다퉜다. 승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박빙으로 흘렀다. 18번홀에 도착했을 때, 김효주는 1타 차 2위였다. 웹의 우승이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김효주는 “지금도 그 감동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17번홀과 18번홀에서의 경기는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특히 김효주는 17번홀(파4)에서의 경기를 잊지 못했다. “두 번째 샷을 실수하고 어렵게 파로 막은 게 컸다.”

김효주는 17번홀에서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에서 큰 실수를 했다. ‘뒤땅’을 치면서 공을 몇 십 미터밖에 보내지 못했다. 1타를 더 잃으면 우승트로피를 카리 웹에게 넘겨줘야 할 위기였다. 그러나 김효주는 세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였고 거짓말처럼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18번홀에서의 두 번째 샷은 17번홀에서 어렵게 파를 세이브 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아마도 17번홀에서 쉽게 파를 했더라면 마지막 18번홀에서 그렇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17번홀에서 어렵게 파 세이브에 성공한 김효주는 18번홀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홀 4.5m 지점에 멈췄고, 웹은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뒤쪽으로 떨어졌다. 김효주의 날카로운 플레이에 오히려 베테랑 웹이 당황했다. 그는 그린 주변에서 웨지를 꺼내드는 실수를 저질렀고, 세 번째 샷이 홀 2m를 지나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김효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웹이 지켜보는 앞에서 버디 퍼트를 홀에 집어넣으면서 그를 더욱 압박했다. 웹은 파 퍼트마저 놓치면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국에서 온 19세 소녀가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1년이 흘렀다. 김효주가 같은 무대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7일 프랑스 에비앙에 도착한 김효주는 마지막 준비에 들어갔다. 프랑스로 오기 전에는 한국에 들러 스승 한연희 코치를 만나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 잡았다.

아직은 담담했다. 평소에도 우승에 대한 마음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그는 이번에도 그랬다. 김효주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러나 우승에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 나에겐 모두 같은 대회일 뿐이다. 평소대로 경기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김효주는 “스윙과 퍼트, 모두 문제가 없다.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힘줘 말했다.

에비앙(프랑스)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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