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 기자의 여기는 에비앙] ‘박인비 골프백 실종’ 황당사건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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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에비앙챔피언십 프로암에 참가한 박인비(왼쪽 사진의 오른쪽). 사흘 만에 간신히 찾은 골프백(오른쪽 사진진)을 캐디가 메고 있다. 에비앙(프랑스)|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에비앙 공항서 분실후 3일만에 되찾아
모친 “대회 앞두고 액땜…좋은 일 징조”


“3일 만에 찾았어요.”

커리어 그랜드슬램(한 선수가 시즌에 상관없이 4대 메이저대회 우승)에 이어 슈퍼 그랜드슬램(5대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 10일부터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골프장(파71)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에 출전하는 박인비가 개막을 앞두고 진땀을 뺐다.

4일 밤(이하 현지시간) 에비앙에 도착한 박인비는 5일부터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슈퍼 그랜드슬램을 위한 첫발을 내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파리를 경유해 에비앙 공항에 도착했지만 골프백이 보이지 않았던 것. 박인비는 골프백을 찾기 위해 공항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어디에도 없었다. 골프백을 찾지 못하면 대회에 나갈 수 없으니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몇 년 전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에서 골프백을 분실했다가 하루만에 찾은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골프백이 다른 공항으로 갔다고 생각한 박인비는 일단 숙소로 돌아가 다음날 골프백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골프백의 행방 자체가 묘연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골프백은 오리무중. 항공사 관계자도 급해졌다. 박인비가 SNS를 통해 골프백을 분실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만천하에 공개되자 안절부절 못했다.

박인비는 조금씩 마음이 급해졌다. 당장 연습라운드를 하지 못하게 됐으니 경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당황한 박인비와 가족은 다른 방법을 찾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집에 있는 여분의 골프클럽을 가져오든지 아니면 빨리 한국에 연락해서 같은 클럽을 만들어서 받을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7일 아침 항공사로부터 골프백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제야 박인비도 안도했다. 하지만 골프백을 잃어버린 3일 동안 박인비는 제대로 연습 하지 못한 채 마음만 졸였다.

골프백을 찾은 박인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여유가 넘쳤다. 박인비는 8일 하루 연습한 뒤 9일 오전 8시50분에는 프로암에 나갔다. 15번홀로 이동 중인 캐디의 어깨에는 사흘 만에 찾은 골프백이 들려 있었다. 박인비의 남편 남기협 씨는 “골프백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찾았으니 다행이다”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딸을 응원하기 위해 프랑스까지 온 박인비의 가족들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어머니 김성자 씨는 “큰 대회와 대기록을 앞두고 액땜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징조”라며 웃었다.

에비앙(프랑스)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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