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점차 역전패 멘붕에 빠진 SK, 진짜 문제는?

입력 2015-09-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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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불펜의 힘 못살리는 기용법

SK는 14일까지 127경기에서 492점을 뽑았다. 경기당 3.87득점이다. 높지 않은 득점력에도 SK가 5위 싸움에서 튕겨나가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행운이다. 타격 침체가 길어지다 보니 SK 김용희 감독은 경기 초반 번트에 집착했고, 이것이 득점력 빈곤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빚곤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번트를 줄이고, SK 타선이 각성 모드에 돌입하면서 멀어져가던 5위 싸움에 탄력이 붙는 듯했다. 13일 마산 NC전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18안타로 11점을 올렸다. 그런데 결과는 11-12, 9회말 끝내기 역전패였다. 11-3으로 앞서다 7∼9회 9실점했다. 이 패배로 인해 SK는 다시 8위로 추락했고, 5위 롯데와 2경기차를 좁히지 못했다. 잔여경기(17경기) 숫자를 고려하면 1승이 아쉬운데도 SK는 어쩌다 이런 참사를 맞았을까.

‘투고타저’의 팀인 SK에서 벤치가 장점인 불펜을 못 살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즌 도중 투수코치를 바꾼 팀에서 빚어진 일이라 더 아이러니컬하다. SK 내부에선 마무리 정우람의 기용법을 놓고 분석이 많다. “정우람은 마무리보다 셋업맨이 적합한 투수”, “등판간격을 지나치게 벌려놓으면 오히려 컨트롤이 흔들리는 투수”라는 얘기들이다. 이 탓에 SK 벤치가 ‘투구수’라는 획일적 기준에 맞추면서 운용의 묘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넥센과 두산 등도 언뜻 말이 안 되는 역전패를 당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팀들은 타력의 힘으로 만회할 수 있었다. 반면 SK는 장점인 불펜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무너진 것이라 내상이 깊다. SK의 누구도 한탄만 할뿐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승부처를 읽는 것은 온전히 감독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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