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안방은 지금 ‘3세대 포수’ 시대

입력 2015-09-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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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지영-두산 양의지-NC 김태군(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박경완·진갑용 등 2세대 스타 줄줄이 은퇴
정상호·강민호 외엔 20대 포수로 세대교체
양의지·이지영·이재원 등 최근 절정의 기량


최근 프로야구에서 큰 흐름 중 하나는 포수의 대대적 세대교체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를 지탱해오던 베테랑 포수들이 하나둘씩 마스크를 벗는 사이, 20대 젊은 포수들이 대거 안방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김동수, 박경완, 진갑용…2세대 포수들의 퇴장

프로야구 원년부터 1980년대에 입단해 활약한 포수들을 1세대 포수라 일컫는다. 김경문(NC 감독), 조범현(kt 감독)을 비롯해 이만수(전 SK 감독), 유승안(경찰야구단 감독), 한문연(NC 퓨처스 감독), 박철영(넥센 배터리 코치), 장채근(홍익대 감독), 심재원, 김진우, 김용운(이상 작고) 등이 1세대 포수의 대표적 인물들이다.

2세대라면 1990년대 입단한 포수들이다. 1세대 포수들이 지도자로 나서서 키운 안방마님들이다. 1990년 신인왕으로 2009년 은퇴한 김동수(LG 퓨처스 감독), 1991년 데뷔해 2013년 은퇴한 박경완(SK 육성총괄), 1992년 프로 유니폼을 입고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날린 강성우(삼성 배터리 코치) 등이 앞에서 이끌었고, 최근 은퇴를 선언한 삼성 진갑용과 한화 조인성 등 1990년대 후반 입단한 포수들이 뒤를 받쳤다. 오랫동안 한화와 KIA의 안방을 책임진 신경현과 김상훈도 2세대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들 중 현역 포수는 이제 조인성이 유일하다.


● 3세대 포수의 시대

3세대 포수라면 2000년대 이후 프로에 데뷔한 포수들이라 할 수 있다. 주전포수 중에서 SK 정상호(33)와 롯데 강민호(30)가 선두주자다. 둘을 제외하면 올 시즌 8개 구단 주전포수의 나이는 모두 20대다. 완전한 안방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 이지영(29), 두산 양의지(28), SK 이재원(27), NC 김태군(26), 넥센 박동원(25), kt 장성우(25) 등이 20대 중후반이다.

LG는 최경철(35)이 주전포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유강남(23)과 김재성(19) 등이 기회를 얻었고, KIA는 이홍구(25)와 백용환(26)이 번갈아 마스크를 쓴다. 또 강민호가 최근 부상으로 쉬자 안중열(20)이 나타나 공수에서 성장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한화는 조인성에 이어 정범모(28)가 주전포수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 3세대 포수들의 성장이 한국야구의 미래


2세대 포수들은 대부분 공수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 거목들이었다. 특히 프로야구를 경험하고 체계적 이론을 쌓은 1세대 포수들의 지도 아래 2세대 포수들의 기량은 급성장했다. 한편으로는 이들에 가려져 포수 세대교체가 더뎠다.

김동수 LG 퓨처스 감독은 “우리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치고 들어올 만한 포수도 많지 않았지만, 포수가 힘든 포지션이라 한동안 포수를 지원하는 자원도 적었던 게 사실이다. 포수는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라 감독들도 베테랑 포수를 선호해 세대교체가 더뎠다”며 “최근 2세대 포수들이 물러나면서 팀마다 안방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20대 젊은 포수들 중에 가능성 있는 포수들이 다시 많아지고 있다. 포수는 최소 300∼500경기는 뛰어봐야 시야가 생긴다. 그때 성장 가능성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갑용은 “포수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지만, 요즘엔 방망이 능력까지 요구하는 시대다. 할 일이 더 많다”며 “3세대 포수들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한국야구의 미래도 달라진다.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우리 2세대 포수들의 책임감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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