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간판 예능 안 부럽다

입력 2015-10-13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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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시사·교양프로그램 하나면 열 예능프로그램이 부럽지 않다. SBS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들과 달리 시사·교양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의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화제성은 물론이고 시청률까지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그것이 알고 싶다’이다. 1992년 3월 31일 첫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0일 방송분까지 20여 년간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외압에 굴하지 않고 진실에 가깝게 전하고 있다. 흥미 위주의 사건이 아닌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방송의 파급력은 국내의 모든 방송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관심과 시청률도 매우 높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10일 방송된 ‘죽어야 사는 남자 조희팔-그는 어디에 있나’ 편은 7.7%의 시청률(이하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5.6%)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날 앞서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7.2%), 주말극 ‘애인있어요’(7.1%)에도 앞선다.

또 지난 7월 25일 방송된 ‘세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누가 그들을 폭로자로 만드나’ 편은 10.3%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한 프로그램이 1000회를 넘기기란 쉽지 않다. 시청자와의 소통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도덕적 책임과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시청자와의 소통을 주제 선정에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프로그램의 특색과 장점을 살린 SBS 시사·교양프로그램들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첫 방송된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는 일요일 아침 ‘힐링 밥상’을 책임지고 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섭외가 어렵다는 김혜수, 송윤아, 이선균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시청률도 주목할 만하다. 일요일 오전 8시대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평균 5~6%대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작진은 “힐링과 집밥이라는 콘셉트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했던 것이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산 것 같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다양한 힐링 밥상을 차리겠다”고 말했다.

간헐적 단식과 1일 1식 열풍을 몰고 온 ‘끼니의 반란’, 학교폭력의 실상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던 ‘학교의 눈물’ 등의 ‘SBS 스페셜’은 SBS의 자랑거리다. 참신한 주제와 사회적인 메시지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좋은 프로그램, 볼만한 프로그램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방영된 ‘이혼 연습’, ‘가족끼리 왜 이래’ 등은 달라진 부부관계와 한국 가정문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외에도 장수프로그램인 ‘TV동물농장’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생활의 달인’ 등은 꾸준히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영재발굴단’, ‘궁금한 이야기 Y’ 등도 제 자리를 지키며 SBS 시사·교양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많은 방송사들이 예능에 취해 교양, 시사, 다큐 프로그램들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SBS의 노력은 칭찬받기에 충분하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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