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출석상’에 유료 투표 논란까지… 권위 잃은 대종상, 어디까지 갈 건가

입력 2015-10-17 0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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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회를 맞은 대종상 영화제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 아니, 바닥을 뚫고 더 밑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대종상 측은 1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상식에 출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고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대리수상을 개선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이 발언이 몰고 온 파장은 매우 컸다. 수상의 자격이 충분하더라도 참석하지 않으면 수상 명단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

이렇게 되면 수상자의 자격과 공정성에까지 의구심이 생긴다. 이번 시상식에서 배우 A씨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그림을 그려보자. 그가 처음부터 수상의 주인공이었는지 아니면 불참한 배우 B를 대신한 ‘차선의 수상자’였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가운데 유료 투표까지 문제 제기돼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되는 인기상 투표의 일부가 유료로 진행되고 있는 것.

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투표 어플을 설치하고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유료와 무료 포인트 충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투표 한 번 당 200 포인트가 차감된다. 유료로 투표 시 하루 투표 가능한 횟수가 20회기 때문에 최대 4000 포인트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4400원을 결제해야한다.


무료 충전의 방법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또 다른 어플을 설치해야만 한다. 좋아하는 배우에게 상을 주기 위해 매일 주머니를 털거나 타 어플을 설치하고 개인정보를 넘겨야 하는 ‘웃픈’ 상황이다.



한때 대종상은 영화인들에게 최고의 축제였다. 대종상을 수상한 배우와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그들에게는 최고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영화팬들도 이 축제를 마음껏 즐겼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수상이 이어졌고,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젠 ‘출석상’으로도 모자라 유료 투표 논란까지 생겼다.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설치된 영화예술상’이라는 소개가 참으로 무색하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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