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엽기토끼와 신발장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부제로 10년간 미제로 남아있는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생존자를 만나 진실을 추적했다.
‘엽기토끼와 신발장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 방송에 따르면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쌀 포대에 싸인 모습으로 주택가 한복판 쓰레기 무단 투기지역에 버려졌다.
이후 약 6개월 만인 2005년 11월 21일 시신이 유기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4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여성 역시 비닐과 돗자리 등으로 포장하듯 싸여 버려져 있었다.
두 사건은 주택가에 유기됐다는 점과 시신발견 당시 몸 곳곳이 끈으로 묶여져 있다는 점이 같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6개월 정도 이후에 그 신정역 주변에서 여자 분이 납치당했다가 빠져 나온 사건이 있었다”고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세 번째 사건 생존자를 언급했다.
세 번째 사건에서 생존한 피해자 A씨는 ‘엽기토끼와 신발장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 방송을 통해 “그때 너무 힘들었다. 기억을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제작진과) 통화하고 나니 기억이 났다”며 “(범인이) 말을 걸었다. 손을 확 낚아채서 따라갔다. 커터 칼이 보였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시 범인이 웃으며 죽여 버린다고 했다”라며 “끌려간 집안에 범인 말고 또 한명이 있었다. ‘왔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범인이 화장실 간 사이 도망쳐 2층으로 올라갔다”며 “신발장에 토끼 캐릭터가 붙어있었다. 제가 딱 숨었는데 한 사람이 나오고 또 한 사람이 나왔다”면서 “말소리가 들려서 TV 소리인 줄 알았는데 ‘왔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톱 같은 거 그걸 갖고 있었다. 긴 칼인데 ‘네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소리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끈이 굉장히 많았다. 일반가정집에 있어서는 안 될 끈이었다. 끈은 왜 제가 기억하느냐면 저를 묶으려고 했다”고 증언해 앞서 있었던 두 범죄와 동일한 수법의 범죄일 가능성을 제공했다.
A씨는 범인이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 도망쳐 인근 초등학교로 피신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전문가는 ‘엽기토끼와 신발장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퍼즐’ 방송에서 “한 명이 주도적으로 납치해서 데려오면 집 안에서의 범행과 시체 유기는 두 사람이 함께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현장 사진을 본 매듭 전문가는 “이 매듭은 시트밴드라는 매듭이다. 스퀘어 매듭이라고 우리가 보따리 묶을 때 많이 쓴다. 그런데 그 매듭의 변형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매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거는 뭔가 박스나 이런 덤터기나 이런 묶는 걸 많이 해본 사람이다. 풀리기 좋게 마무리를 하는 버릇이 들어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여 말해 단서를 제공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