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준 “취업 못한 친구들이 말해요. 형순이가 꼭 나 같다고…”

입력 2015-10-2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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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준은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취업에 힘들어하는 역할을 맡아 “장난스럽지 않고 진지한 자세”로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부탁해요엄마 문화산업전문회사·KBS미디어

최태준은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취업에 힘들어하는 역할을 맡아 “장난스럽지 않고 진지한 자세”로 연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부탁해요엄마 문화산업전문회사·KBS미디어

■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이형순 역|최태준


2001년에 ‘피아노’ 조인성 아역으로 데뷔
취업못한 캐릭터…연기공백시절 감정이입


“욕심은 많지만, 조급함은 없어요.”

시청률 30% 돌파를 눈앞에 둔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이형순을 연기하는 최태준(24). 최근 상대역 조보아(장채리)와의 이야기 비중이 높아지면서, 어딜 가나 “고두심네 막내아들 왔네”라며 중년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음식점에서는 ‘달걀프라이 하나 더 얹어먹는다’는 주말드라마 출연자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아직 드라마가 30회나 남아, 그를 향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준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며 웃는다. 아직 그의 이름이나 캐릭터까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극중 ‘취업을 하지 못해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의 일손을 돕는 막내아들’이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반겨준다. “이 시간대는 워낙 시청률이 좋다보니 저도 이런 관심을 받는다”며 감사해한다.

1년 만에 만난 최태준은 표정과 목소리가 한층 밝았다. 이형순이라는 캐릭터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다 자신의 나이와 비슷하다는 부분에서 연기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유가 컸다. 지난해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서 결혼과 이혼, 입양을 하는 캐릭터를 맡았을 때와 달리 “힘을 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엄마의 정원’에서는 처음부터 종영할 때까지 정장만 입었다면,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대부분 트레이닝복 차림이다. “옷이 편하니깐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연기도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형순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최태준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제 주변에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이 절 보고는 ‘형순이가 나 같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웃고 즐기면서 연기하자’는 마음보다는 ‘정신 차리고 더 집중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명감이 생기는 것 같다.”

최태준도 “연기자라는 게 선택받는 직업”이라 “연기를 하지 않는 동안은 청년실업 상태나 마찬가지”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 절실하게 임한다. 2001년 드라마 ‘피아노’에서 조인성의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하고, 얼마간의 공백기를 보낸 뒤 10여년이 지나서야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 마음가짐이 캐릭터에 그대로 이입되면서 “이형순은 저이기도 하고, 제 주변의 친구들이기도 하고, 20대 중반의 청년”들의 힘든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최태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사람 최태준’으로서도 새삼 깨달은 점도 있다. 가족애 중심의 드라마다보니 자신의 가족을 되돌아보게 됐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부모와 떨어져 혼자 서울 강남에 원룸을 구해 생활하고 있는 최태준은 두 형제 중 막내다. 형이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어 부모를 가까이서 돌봐줄 사람은 최태준 밖에 없다.

“드라마에서 아버지(김갑수)와 살가운 장면이 많다보니 아버지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지 않은 연세인데도 가족을 위해 계속 일하시고. 아프시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부모님한테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최태준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지금의 관심은 잠깐일 뿐이다.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제 것이 아닌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기다리면 지금처럼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저는 그저 제 일만 제대로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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