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빠를 부탁해'가 내달 1일 시즌1을 종영하고 시즌2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그램은 설 특집 파일럿 예능으로 시작했을 당시 시청률 13.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같은 시간 방송된 국가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설 연휴 파일럿 예능의 절대강자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SBS의 울며 겨자먹기식 편성 변경과 아류·금수저 논란 등으로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종영의 길을 걷게 됐다.
'아빠를 부탁해'는 파일럿 당시 화제성에 힘입어 지난 3월 토요일 밤 8시45분으로 정규 편성, 동시간대 드라마들과 경쟁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시청률은 꾸준히 8%대를 유지했다. 지금의 '동상이몽'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아빠를 부탁해’는 ‘K팝스타4’가 떠난 자리를 채워야 했다. 시청자들이 토요일 밤 편성에 적응할 무렵 시간대를 옮긴 것이다.
결과적으로 SBS의 정면승부는 실패로 돌아갔다.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게다가 ‘복면가왕’이 화제성을 주도하며 빠르게 다른 한 자리를 차지했다. ‘아빠를 부탁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셈이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제작사에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실패 요인이다. 제작사가 같기 때문에 두 프로그램의 포맷이 비슷하다. 당연히 후발주자인 ‘아빠를 부탁해’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성인판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아류 논란에 직격탄을 맞았다.
출연 자녀들을 둘러싼 금수저 논란도 피해갈 수 없었다. 배우 조재현 딸 조혜정이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한 후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된 점, 강석우 딸 강다은과 조민기 딸 조윤경이 외모와 몸매로 부각되는 부분을 통해 시청자는 “아빠 덕보고 연예인되려고 나오는 것”이라는 의심을 지우지 못했다.
‘아빠를 부탁해’ 시즌2 기획은 시청자의 마음을 건드리는 진정성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화려한 겉치레가 아닌 실제 아버지와 나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초반 의도를 살린다면 시즌1의 쓸쓸한 종영을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S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