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차이무가 2015년 창단 20주년을 맞아 풍성한 작품으로 성년 잔치를 연다.
1월에는 차이무의 첫 뮤지컬 ‘달빛 요정과 소녀’, 8월에는 연극 ‘거기’를 올렸으며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는 두 편의 신작과 한 편의 재공연작이 관객을 기다린다.
11월 6일에는 이상우 예술감독 창작신작 ‘꼬리솜 이야기’, 12월 4일에는 민복기 연출의 신작 ‘원 파인 데이’, 내년 1월에는 차이무의 대표작 ‘양덕원 이야기’가 시작된다.
곧 개막을 앞둔 ‘꼬리솜’이야기는 가상의 나라인 꼬리솜(Korisom)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상역사드라마이다. 700 여년 전 사람들이 정착해 살던 꼬리솜은 세계전쟁이 끝난 후 중꿔와 아메리카가 각각 통치하는 남과 북으로 분리된다. 이 가상의 나라가 단 엿새만에 사라지게 되는 이야기를 세 개의 트랙으로 엮어 보여준다. 첫 번째 이야기는 꼬리솜에 사는 마금곱지 할머니가 자신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와 그녀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엮어서 들려주는 독백. 두 번째 이야기는 꼬리섬을 통치하던 중심세력인 비서부장, 국무부장, 군사부장 트리오의 상황극. 세 번째는 마금보로미박사가 꼬리솜을 멸망케한 기생충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세 개의 트랙이 교차로 엮인 ‘꼬리솜 이야기’는 허구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는 블랙코미디다. 이에 실제와 허구가 섞여있는 극을 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었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상우 연출은 이 연극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과연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살만 한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인가 하고 질문하는 연극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이무의 대표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작품마다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배우 전혜진과,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김소진이 예순다섯살의 마금곱지 할머니를 연기한다. 독백으로 이루어져 고도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요하는 이 역할에 두 배우가 선보일 서로 다른 개성이 기대된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성민과 극단 차이무의 대표이며 연출, 배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민복기는 비서부장으로 분하며, 정석용과 송재룡은 군사부장 역할을, 오용과 이중옥은 국무부장을 열연한다. 벙커 트리오의 이들은 그 동안 쌓아왔던 찰떡같은 궁합으로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마금보로미 박사는 노수산나와 안은진이 맡았다. 차이무의 젊은 피인 둘의 활약이 선배들의 연륜과 만나 풍성하고 조화로운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극단 차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