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믿었던 함덕주에 또 발등 찍힌 두산

입력 2015-10-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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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함덕주(61번)가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KS 1차전 7회말 무사 1·2루서 야마이코 나바로(오른쪽)에게 7-8로 쫓기는 중월3점홈런을 얻어맞은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대구|김종원 기자 won@donga.com

7회 무사 1루 등판하자마자 스리런 허용
김태형 감독 무한신뢰 불구 KS서 흔들

두산이 함덕주(20) 카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함덕주는 올 시즌 두산의 좌완 필승계투였다. 정규시즌 68경기에서 7승2패16홀드2세이브, 방어율 3.65를 기록하며 마무리 이현승과 함께 뒷문을 철저히 지켰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함덕주를 믿었다. 그러나 믿은 도끼에 발등을 제대로 찍히고 말았다.

함덕주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보다 NC와의 PO에 적극적으로 기용됐다. 정규시즌 NC를 상대로 강했고,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스무 살의 투수에게 포스트시즌은 너무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함덕주는 PO 2차전 역전 결승점을 내주는 폭투를 범했고, 3차전에서도 2-5로 끌려가던 7회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대량실점을 빌미를 제공했다.

김 감독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키플레이어로 함덕주를 꼽았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긴장한 것 같다. 그래도 가장 믿을 만한 선수다.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기용하겠다”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김 감독은 26일 삼성과의 KS 1차전에서 8-4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서 선발 유희관을 내리고 함덕주를 올렸다.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믿는 카드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함덕주는 김 감독의 기대에 또 한 번 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첫 타자였던 대타 배영섭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다음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중월3점홈런을 맞고 1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두산은 함덕주에 이어 노경은과 이현승을 올렸지만, 이미 경기 흐름은 삼성으로 기운 뒤였다.

두산으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가뜩이나 선발과 이현승의 사이를 이어줄 확실한 계투조가 없는 상황에서 함덕주가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남은 KS에서도 함덕주 활용법은 숙제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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