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어깨 vs 삼성의 발…잠실 KS ‘승부의 키’

입력 2015-10-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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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왕국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왼쪽)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오른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상을 안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양의지와 삼성의 발야구를 이끄는 박해민, 구자욱, 김상수(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의 대결로 볼 수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 ·스포츠코리아

두산 발 야구의 든든한 백 양의지
발가락 부상에 2루 송구 불안 노출
삼성의 발빠른 주자 견제가 관건

60도루 박해민에 김상수·구자욱
삼성도 기동력 뛰어난 야구 가능
두산 배터리 흔들 핵심카드 부상


두산은 전통의 포수왕국이다. 1982년 프로 원년부터 포수왕국의 계보를 이어왔고, 포수만큼은 고민이 없는 자랑스러운 포지션이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발야구’로 표현되는 두산의 기동력 뒤에는 ‘우리는 뛰지만 상대는 막아낸다’는 포수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두산은 최근에도 강민호(롯데)와 함께 리그 최고 포수를 다투는 양의지가 안방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다 주전급 백업으로 꼽히는 최재훈이 뒤를 받치고 있다. 대형 포수 유망주였던 김재환이 타격 재능을 더 살리기 위해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꿀 수 있었던 것도 포수왕국 두산의 자신감이 깔려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들어 두산의 포수 포지션에 약점이 생겼다. 주전 양의지의 부상 때문이다. 양의지는 준플레이오프(PO)와 PO에서 3할대 타율(0.308)을 올리며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베테랑 우타자 홍성흔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타선에서 오른손 거포 양의지의 역할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PO 2차전(19일 마산구장)에서 NC 나성범의 타구에 오른 엄지발가락을 맞고 미세골절상을 입으면서 수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7일 KS 2차전에선 도루 2개를 내줬다. 3회말 김상수, 6회말 박해민이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 송구가 모두 2루 앞에서 원바운드되며 중견수 쪽으로 빠지고 말았다.

스포츠동아 김진욱 해설위원은 “발가락 부상은 송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증이 있기 때문에 체중을 다 버티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송구에 악영항을 준다. 양의지는 2차전에서 2번이나 송구 실책을 했다. 평소 모습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발야구는 과거 두산의 트레이드마크였지만, 최근에는 삼성이 발야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삼성은 올 시즌 157개로 팀도루 부문 2위에 올랐다. 특히 올 시즌 60개로 도루왕을 차지한 박해민과 지난해 도루왕 김상수를 비롯해 야마이코 나바로, 구자욱, 박찬도, 배영섭 등 언제든지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홈런타자도 즐비하기 때문에 빠른 주자가 상대 투수에게 주는 부담감은 더 크다. 김 위원은 “3차전 이후 삼성은 양의지가 마스크를 쓸 경우 송구 불안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장 규모가 큰 잠실 승부에선 기동력 싸움이 변수다.

양의지는 한동안 3할 이상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도루저지율이 0.262로 저조했다. 물론 도루허용의 절반은 투수의 책임이다. 그러나 정상급 포수가 앉아 있으면 릴리스 타임이 아무리 느린 투수여도 상대 주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두산으로선 최고의 포수를 갖고 있지만 부상이라는 변수를 만난 셈이다.

뛰고 싶은 삼성, 막아야 하는 두산. 이번 KS의 중요한 승부처다. 우승의 분수령이 될 3차전은 29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삼성 타일러 클로이드와 두산 장원준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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