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37억 투입 ‘태조 왕건’ 오픈세트 공개

입력 2015-11-1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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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11월 10일

조선 건국을 둘러싼 역사적 혹은 가상의 인물들이 이야기를 펼쳐가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드라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고조로부터 조선 3대 임금(태종) 이방원까지 이어지는 6대를 ‘육룡’이라 칭한 ‘용비어천가’ 속 문구를 제목으로 따왔다. 하지만 이방원과 ‘조선(건국)의 설계자’ 정도전, 그리고 이성계, 이방지, 무휼, 분의 ‘육룡’을 등장시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정의와 힘!” 그리고 “정의를 이룰 힘을 가졌으나 선하지 않은 사람! 정의와 선은 다르다”고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육룡’이 버린 나라, 고려는 불의이고 절대악인가.

그 고려의 시작을 처음으로 알린 드라마. 바로 ‘태조 왕건’이다.

1999년 오늘, 그 고려의 건국 이야기를 담은 KBS 1TV 대하사극 ‘태조 왕건’의 오픈세트(사진)가 공개됐다. 이날 극중 고려궁의 상량식이 진행된 것이다. 상량식은 기둥 위에 보를 얹고 그 위에 마룻대(상량)를 올리는 의식으로, 건축물의 외형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내부공사를 시작할 때 지내는 고사다. 이전의 노동을 위로하며 그 성과를 자축하면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며 그 무사함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에 자리한 세트는 37억원을 들여 65,755m²의 부지에 고려궁을 비롯한 왕궁 2동, 기와집 47동, 초가 48동의 규모로 고증을 거쳐 지어졌다. 현재는 그 면적이 더욱 넓어진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극 촬영장으로서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지었다 허물고 만 이전의 세트와는 달랐다. 또 새로운 관광지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곳에서 11월 말 촬영을 시작한 ‘태조 왕건’은 최수종, 김영철, 서인석이 주연해 후삼국으로부터 고려 건국에 이르는 험준한 역사의 산맥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방송 드라마가 고려 건국의 이야기를 그리기는 ‘태조 왕건’이 처음이었다.

2000년 4월1일부터 2002년 2월24일까지 방송된 드라마는 왕건과 궁예, 견훤의 시대적 ‘영웅’이 맞붙는 이야기로 많은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다. 특히 김영철은 궁예 역을 맡아 한쪽 눈을 가린 채 내내 연기를 펼쳐 끝내 시력이 현저히 나빠지면서도 열연을 펼치는 투혼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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