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혹’ 정진영 “다채로운 캐릭터에 끌렸죠”

입력 2015-11-1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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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는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다. 장벽이 있으면 넘어서 간다. “과제를 해결하는 재미가 크다”는 것이 배우 정진영의 연기 지론이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는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다. 장벽이 있으면 넘어서 간다. “과제를 해결하는 재미가 크다”는 것이 배우 정진영의 연기 지론이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화려한 유혹’ 30대부터 70대까지
다채로운 변신에 대본 분석 꼼꼼
스스로 연기과제 주는 즐거움 만끽

“연기는 과제가 있어 즐겁다.”

배우 정진영(51)은 30년 가까이 연기를 해오면서 꼼수를 부리지 않았다. 쉬운 길을 선택하기보다 고뇌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 듯하다. “스스로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그 “과제를 풀어가며 즐거움”을 느끼며 캐릭터에 가까워진다고 믿는다. 현재 출연 중인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그는 유난히 그런 재미를 더욱 크게 얻고 있다.

드라마 속 정진영은 절대 권력자의 30대로부터 50대를 거쳐 70대까지 연기한다. 순수한 사랑과 정의로움을 간직했던 30대, 하지만 젊은 시절 그렇게 지켜왔던 것이 무너졌을 때 좌절감은 50대가 되어서야 찾아왔다. 지나온 시절을 되돌아보는 70대에 극중 정진영은 복잡한 회한에 젖는다. 정진영이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이처럼 다채로운 캐릭터의 매력은 아니었을까.

“배우에게는 대본과 연출자의 지시가 주어지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맡은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을 통해 인물을 만들어가는,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인 작업의 매력이 이 드라마에서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렇다보니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다행히 대본이 일찍 나와 연구할 시간이 많다”며 웃는다. 일단 대본을 받으면 서너 번 펼쳐보는데, “볼 때마다 다른 내용이 튀어나와” 책장을 넘기다가도 다시 앞장으로 되돌아가기 일쑤다. 분석하면 할수록 새로운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이게 바로 그가 강조하는 연기의 과제다. 극중 최강희에게서 이미 세상을 떠난 첫사랑을 떠올리며 드러내는 애절한 눈빛은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며 그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시켜준다.

연기자 정진영. 사진제공|메이퀸픽쳐스

연기자 정진영. 사진제공|메이퀸픽쳐스


정진영은 극중 캐릭터의 이런 모습을 시청자가 이해하지 못하면 어쩔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 지금 그는 ‘귀여운 할아버지’ ‘섹시한 할아버지’ 등 의외의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그가 연기하는 인물의 안쓰러움이 제대로 전달됐음을 말해주는 건 아닐까. 그는 “이야기의 진실성, 설득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마음의 안정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법. 지금이 바로 그렇다. 정진영은 올해 8월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그는 “자유여행을 끝내고 지금은 유능한 가이드를 두고 여행을 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회사에 소속되면 그에 맞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잖아 있었다. 내키는 대로 작업을 하기에도 부담스럽고. 그래서 직접 운전도 하면서 홀로 쭉 해왔던 것 같다.”

그러다 영화 ‘강남 1970’에 AOA의 멤버 설현과 함께 출연한 것을 계기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처럼 연기에 대한 열정의 기반 위에 든든한 지원군을 갖게 된 정진영은 앞으로도 3개월의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총 50부작인 드라마는 아직 절반도 전개되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라며 “지금까지 반응은 어떤 드라마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열성적인 시청자가 지켜주고 있어 마음의 힘이 된다”고 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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