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스카우트들 최대 관심…두산, 잔류 안간힘
수많은 해외 스카우트가 집결한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현장에선 연일 메이저리그 얘기가 화제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화제를 모으는 이는 김현수(27·두산)다. 한국 타자들 중에 가장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현수는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타자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선 정점을 찍었다. 일본과의 개막전부터 14일 멕시코전까지 4경기 모두 안타를 때리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8타점을 올렸다. ‘국제용’ 타자임을 입증했다. 클린업트리오의 선봉장에 서서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이젠 대표팀 3번타자로 김현수가 아닌, 다른 타자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당시 백업멤버로 출발해 맹활약하며 주전을 꿰찼다. 타율 0.370(27타수 10안타) 4타점을 기록한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4타점,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타율 0.556(18타수 10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013년 제3회 WBC에서 타율 0.250(12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타율 0.316 (19타수 8안타) 4타점으로 살아났다. 특히 앞선 대회와 비교하면 이번 프리미어 12 타점 페이스는 압도적이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이후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티를 내는 기색이 없다. 그는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구하는 게 좋으니까”라며 활짝 웃었다. 시즌 종료 후 쉬지도 못하고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야구를 더 길게 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었다. 대표팀에 왔을 때 안고 있던 부담감도 떨쳐낸 지 오래다. 김현수는 “내가 잘해야만 팀이 이기는 게 아니다. 내가 못해서 넘어가도 뒤에서 형들이 해결해준다. 그래서 부담이 줄어든다. 대회 초반엔 내가 잘라 먹는 것 같았는데 (이)대호 형이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한 방을 쳐주면서 풀렸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만 취재진이 연일 김현수에게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질문을 하고, 대회를 찾은 스카우트들도 꾸준히 김현수를 관찰하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인 만큼, 미국 외에 일본까지 다양한 스카우트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김현수는 거취에 대한 결정은 대회 이후로 미뤘다. 대회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해외 진출 여부는 대회가 끝난 뒤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 나도 기사는 많이 봤지만, 젊은 FA라 관심이 있다고만 생각한다. 단순히 기사가 나오는 건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현수의 계속된 맹활약에 애가 타는 이들도 있다. 그의 잔류를 목표로 하는 두산 프런트다. 김태룡 단장과 김승호 운영팀장은 아예 대만으로 왔다. 대표팀에서 최다인 8명이나 선발된 두산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함이지만, 김현수와 향후 행보에 대한 교감을 나누기 위한 목적이 크다. 두산과 ‘밀고 당기기’를 하는 김현수가 대회 종료 후 어떤 선택을 할까.
타이베이(대만)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