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금기 깬 채선의 깡…내 성격과 닮았다”

입력 2015-11-25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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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가 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리화가’로 ‘건축학개론’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나섰다. “기교보다 진심이 묻어나는” 판소리를 익히는 데 1년을 쏟은 그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동아DB

■ 영화 ‘도리화가’ 수지

‘채선의 삶’ 보면서 연습생시절 떠올라
판소리 1년 투자…기교보단 진심 담아


3년 동안 수지(21)의 이름 앞에는 견고한 수식어가 붙었다. ‘첫사랑의 아이콘’. 덕분에 수지는 특별한 이미지로 각인됐고 각별한 인기도 얻었다. 스크린 데뷔작 ‘건축학개론’이 남긴 이미지는 지금도 여전하다.

두 번째 주연영화 ‘도리화가’(감독 이종필·제작 영화사담담) 개봉을 앞둔 수지에게 수식어는 어떤 의미일까. 뜻밖에도 “가끔 죄책감이 느껴진다”며 웃었다.

“영화 덕에 평생 한 번 들을까 말까 한 말을 듣는다. 내 모습과는 좀 달라 신기하지만, 그건 영화 속 이미지이니까.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지만 계속 활동해야 하는 내게는 극복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내가 먼저 ‘그만 불러주세요’ 할 수도 없고.”

수지에게는 대중의 호기심과 시선이 줄곧 따른다. “SNS가 발달한 탓”이라고 여기지만 스트레스인 눈치다.

“친구들과 편히 있는 자리에서까지 사진이 찍힌다. 그런 사진이 퍼지는 과정이 부담스럽다. 반복되다보니 이제 집 밖으로 안 나간다.(웃음) 일상이 노출되면 여러 말이 나오고, 사소한 것들까지 번거로워지니까.”

스트레스 해소법은 “드라이브”다. 운전 실력을 물으니 “좀 합니다”는 답이 곧장 나왔다.

“드라이브할 때는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한동안 팔당댐 근처를 자주 갔다. 너무 많이 가서 이젠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지경이다. 하하! 지겨워서 다른 곳을 찾고 있다.”

수지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어떤 선택이든 결국 자신의 “의지”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이유가 많다. 선택할 때 이유가 많아야, 나중에 혹시 할 말이 없어지는 상황이 와도 설명을 할 수가 있다.”

수지가 숱한 영화 제의를 뿌리치고 ‘도리화가’를 택한 이유 역시 분명하다. ‘도리화가’는 조선후기 엄격한 신분제도 아래 금기를 깨고 판소리로 꿈을 키우는 채선의 이야기다. 그는 채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가수를 준비하던 연습생 시절이 떠올랐고 그래서 울컥했다”고 돌이켰다. 채선의 “‘깡’과 끈기가 실제 내 성격과 비슷하다”는 점도 마음을 움직였다.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부모님께 말했지만 반대하셨다. 겉멋이나 호기심으로 여겼다. 몰래 학원을 알아보다 길거리에서 댄스동아리를 발견해 연습생이 됐다. 학원도 아닌 동아리에다 거리에서 힙합 춤을 춘다니, 부모님의 걱정이 굉장했다.”

당시 수지는 중학교 1∼2학년에 불과했다. 지금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에 발탁돼 데뷔를 준비할 때는 “삼시 세끼 컵라면을 먹어도 좋았다”고 했다.

그런 각오로 수지는 극중 ‘춘향가’와 ‘심청가’의 주요 대목을 직접 소화했다. “완벽하게 해내는 기교보다 간절함과 진심이 묻어나야 했다”며 “숙련이 되지 않아 목이 많이 상했고 체력이 빨리 소진돼 배가 많이 고팠다”고 했다. 판소리에만 1년을 투자했다.

영화는 수지를 통해 금기에 맞선 한 여인의 일생을 비춘다. 묵직한 이야기를 마친 뒤 “남들은 시원섭섭하다고 하지만 나는 그냥 시원했다. 함께 했던 스태프와 헤어지기 서운했지만. 완성했다는 뭉클함을 느꼈다.”

수지는 이제 TV로 향한다. 김우빈과 함께 KBS 2TV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촬영을 곧 시작한다. 얼마 전엔 화보집을 냈고 그 안에 직접 쓴 글도 담았다. 누구보다 바쁜 삶이다.

“최근 프랑스 어느 마을에서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보니 자전거 타는 연인, 벤치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아이, 테라스에서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더라. 느낌이 좋아 찍은 사진들이 전부 누군가의 평범한 모습이다. 그런 일상이 나에겐 특별해 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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