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현배 “류승룡 조언 큰 힘…진주 찾아 열심히 잠수할 것”

입력 2015-12-01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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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인생의 문턱을 만날 때가 있다. 일종의 시험과도 같은 이 관문을 사람마다 넘기는 방법이 다른데 배우 동현배는 골목길에서 한참에나 헤매고 난 뒤 이제야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찾은 듯했다. 그동안 길을 잘못 알려준 사람도 만났고 실망감을 안겨준 일들도 많았다. 허송세월을 보내며 관둬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누군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동생인 태양도 그랬고 중학교 은사님도 그랬다.

“3년을 숨어서 지냈어요. 소속사 일도 원활하지 않았고 작품 찾아서 백방으로 뛰어다녔는데 잘 되지 않더라고요. 저도 원치 않게 제 프로필을 보지도 않고 찢는 모습도 봤고요. 사람들에게 치여서 혹시 또 상처 받을까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아요.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볼까도 많이 생각했죠. 그런데 중학교 은사님께서 강연을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꿈’대한 강연을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만감이 교차했어요. ‘꿈’과 거리가 멀어지는 제가 학생들에게 꿈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이 어색했지만 학생들 덕분에 에너지도 얻었어요.”

동현배는 강연을 하며 자신이 처음 ‘배우’의 꿈을 가졌던 때가 생각이 났다. 3년 전 연극 ‘국화꽃향기’때 활기찬 모습도 기억이 났고 여러 영화 등에서 열심히 해보자고 의지를 다졌던 때도 회상했다. 점점 배우로서 초심을 찾기 시작한 그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이 다가온 것이 바로 연극 ‘액션스타 이성용’이다.


꿈도,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백수건달 ‘이성용’이 우연히 액션스쿨에 다니게 되며 ‘액션’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려낸 ‘액션스타 이성용’에서 동현배는 이성용의 절친인 ‘장철구’ 역을 맡았다. ‘액션’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기에 절권도도 함께 배웠다. 모든 배우들은 9월부터 꾸준히 액션 스쿨을 다니며 절권도의 기본 동작과 기술을 연마해왔다. 영화 ‘동창생’, ‘홀리랜드’에서 이미 절권도를 배웠던 그는 쉽게 절권도를 익혔다. 그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 인물에 대한 해석이었다.

“’철구’ 캐릭터가 저와 잘 맞지 않아 힘들었어요. 철구는 이성용이라는 친구를 다 이해하고 그에게 다 퍼주는 스타일이라 납득이 잘 안 되더라고요. ‘철구는 왜 욕심이 없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보다 액션배우를 꿈꾸는 철구인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원인을 못 찾으니 연기도 자꾸 엇나가고요. 결국엔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원래 그런 친구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거요. 그게 절권도보다 어려웠지만 또 하나 배운 게 생긴 거죠.”

어렵게 배운 만큼 보람도 가득하다. 그는 “아마 공연이 마치면 ‘철구로서 최선을 다했어, 철구는 참 열심히 살았어’라는 기분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작품이 마치면 동료들과 헤어짐이 아쉬웠지만 ‘액션스타 이성용’은 남 다르다. 철구와 헤어지는 게 가슴이 아플 것 같다. 앞으로 작품과 헤어짐이 아쉬울 만큼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예전에 동생이 류승룡 선배를 소개시켜 줬어요. 너무 큰 선배님이라 그 때 뵙고 연락을 못 드렸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전화하시더라고요. ‘너 왜 연락 안하냐’고 하시면서 약속을 잡으시더라고요. 그때 만나서 선배님께서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이 나요. 배우는 잠수부라고. 깊은 바다로 잠수를 하다가 너무 운이 좋게 진주를 캐는 작업이 배우가 하는 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시면서 ‘현배야, 너도 분명 진주를 발견할 날이 있어. 꼭 그런 날이 온다’라고 해주셨는데 큰 힘이 됐어요. 저도 그 진주를 발견할 때까지 열심히 잠수 해야죠.”

※동현배가 출연하는 연극 ‘액션스타 이성용’은?

이소룡 같은 액션 배우를 꿈꾸는 동갑내기 철구에게 빌붙어 살며 별 생각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던 백수 청년 이성용이 우연히 ‘액션 스쿨’에 들어가며 ‘액션 스타’를 꿈꾸며 벌어지는 이야기. 내년 2월 28일까지 대학로 지구인 씨어터. 문의 1544-1555.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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