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배구 외국인선수 공격점유율 하락 왜?

입력 2015-1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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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시즌 V리그에선 용병들의 공격점유율이 떨어졌다. 용병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화재도 레오를 그로저(사진)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1라운드 초반 3경기에 기용하지 못해 공격점유율 하락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포츠동아DB

■ V리그 2라운드 어떤 변화 있었나?

女 지난 시즌 47.48%→올 시즌 39.59%
트라이 아웃 영향으로 용병 기량 떨어져
男 부상 교체로 44.16%→36.98%로 뚝


‘2015∼2016 NH농협 V리그’ 2라운드가 11월 26일 끝났다. 라운드 전체 기록에서 눈에 띄는 몇 가지 변화가 보인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전산기록을 총괄하는 ㈜딤의 도움을 받아 분석해봤다.


동반 하락한 남녀 외국인선수의 공격점유율

V리그가 ‘토털 배구’로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외국인선수의 공격점유율이 남자부는 지난 시즌 44.16%에서 올 시즌 36.98%로 떨어졌다. 여자부도 47.48%→39.59%.

여자부는 트라이아웃으로 선발한 용병들의 기량이 자유계약 시절보다 떨어져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남자는 부상과 계약이 변수였다. 삼성화재가 레오를 그로저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1라운드 초반 3경기에 외국인선수를 기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점유율이 떨어졌다. 2라운드에는 대한항공 산체스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전체 점유율이 낮아졌다. 남자부는 1라운드 36.65%에서 2라운드 37.30%로 올랐다. 남자부에서 2라운드 외국인선수 공격점유율이 가장 높은 팀은 삼성화재(54.93%)였다.

여자부는 1라운드 41.01%에서 2라운드 38.20%로 줄었다. 점유율은 ①인삼공사(53.58%) ②IBK기업은행(41.39%) ③흥국생명(39.95%) ④도로공사(36.33%) ⑤현대건설(32.22%) ⑥GS칼텍스(28.88%)의 순이었다.


공격성공률이 더 높아진 남자 외국인선수, 더 떨어진 여자 외국인선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남자부답게 외국인선수의 공격성공률은 상승했다. 52.26%로 지난 시즌(51.59%)보다 늘었다. 역대급 성공률이지만, 1라운드 52.67%에서 2라운드 51.83%로 낮아졌다. 상대의 공격 코스와 습성을 파악해 적응력을 높인 국내선수들의 반격 덕분이다. 남자부 2라운드 외국인선수의 평균 공격성공률 순위는 ①현대캐피탈 오레올(58.29%) ②삼성화재 그로저(55.99%) ③OK저축은행 시몬(55.35%) ④대한항공 산체스(50.32%) ⑤한국전력 얀 스토크(47.57%) ⑥KB손해보험 마틴(47.47%) ⑦우리카드 군다스(47.12%)다.

지난 시즌 41.62%의 성공률을 기록했던 여자 외국인선수들은 올 시즌 37.90%에 그쳤다. 공격 마무리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 드러난다. 그나마 1라운드 37.66%에서 2라운드 38.16%로 상승했다. 세터들이 차츰 외국인선수의 기량에 맞춰가고, 경험이 모자란 외국인선수들이 차츰 한국형 배구에 적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공률 변화는 도로공사에서 감지된다. 1라운드 39.77%에서 2라운드 42.86%로 높아졌다. 여자부 2라운드 외국인선수의 평균 공격성공률 순위는 ①도로공사 시크라(42.86%) ②IBK기업은행 맥마혼(41.59%) ③GS칼텍스 캣벨(37.60%) ④인삼공사 헤일리(37.33%) ⑤흥국생명 테일러(36.09%) ⑥현대건설 에밀리(35.27%)다.


각 팀의 목표가 한 눈에 드러난 공격성공 분포

남자팀들 가운데 올 시즌 속공을 가장 잘하는 팀은 OK저축은행이다. 1라운드 전체 공격성공 가운데 21.98%가 속공이었다. 2라운드는 20.45%로 떨어졌지만, 7개 팀 가운데 가장 속공 성공비율이 높다. 오픈공격은 KB손해보험이 최고다. 1라운드 34.60%에서 2라운드 48.18%로 급상승했다. 토종 최고 거포 김요한이 있는 데다 하현용의 공백과 리시브 불안이 겹쳐 다른 팀들보다는 높게 띄워서 때리는 공격이 많았다.

시간차 공격은 삼성화재가 가장 잘한다. 1라운드 9.94%에서 14.87%로 크게 늘었다. 최귀엽, 류윤식 등 빠른 윙 공격수와 세터 유광우의 센스가 만들어낸 1위다. 백어택은 OK저축은행이 2라운드 1위다. 33.87%였다. 1라운드에는 KB손해보험(31.75%)이었다.

여자부에선 ▲시간차공격=IBK기업은행(14.39%) ▲이동공격=흥국생명(4.49%) ▲속공=현대건설(10.22%) ▲퀵오픈=도로공사(24.14%) ▲백어택=인삼공사(26.70%) ▲오픈공격=인삼공사(51.13%) 등으로 부문별 1위 팀이 달랐다. 헤일리의 높이에 많이 의존한 인삼공사에 비해 도로공사는 오픈공격 비율이 38.31%로 가장 낮았다.


● 리시브, 디그, 그리고 네트 터치


삼성화재는 2라운드 세트 평균 리시브 성공이 11.11개로 최고였다. 최근 6연승의 이유가 드러난다. 반면 OK저축은행은 1라운드 11.28개에서 2라운드 9.26개로 추락했다. “리시브와 수비 불안이 최근 부진의 원인”이라던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진단은 맞았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대캐피탈이다. 세트 평균 리시브 성공이 8.91개로 최하위였지만, ‘스피드 배구’ 덕분에 성적은 괜찮았다.

여자부는 서브 약화 현상이 리시브 성공 수치에서 확인됐다. 지난 시즌보다 대부분 늘었다. 1라운드 8.61개에서 2라운드 5.35개로 변화 폭이 크다. 최근 팀이 덜컹거리는 이유다. 디그를 가장 잘하는 팀은 흥국생명이었다. 2라운드 세트 평균 23.55개로 ‘거미줄 배구’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꼴찌는 17.76개의 IBK기업은행.

남자부 네트터치는 1라운드 경기평균 3.52개가 2라운드에도 변함없었다. 여자부는 4.21개에서 3.00개로 줄었다. 새로운 변화에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먼저 적응하는 모양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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