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사기혐의 구속됐는데…VIK, 광고로 소비자 현혹 논란

입력 2015-1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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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투자금을 끌어 모으다 대표가 구속된 업체가 신문에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인가도 받지 않고 수천억원의 불법 투자금을 끌어 모은 혐의로 대표 등이 검찰에 구속된 유사수신 업체가 신문 지면에 투자자 안심 광고를 낸 것이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는 1일 상당수 중앙 일간지 1면에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국민 여러분께 진심어린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VIK는 임직원 일동 명의의 광고를 통해 “고객님들께서 맡겨주신 자금은 기관투자 및 금융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100여개 유망 중소 혁신벤처기업들에 투자됐다”면서 “해당 기업들의 보유주식 가치 평가액은 약 1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알렸다. 이들은 “단 한 분의 피해사례도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법적 검증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사과문 형식을 빌렸지만 이 광고 역시 불법의 소지가 높다.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 따르면, 유사수신 업체는 유사수신행위규제에 관한 법률 제4조(유사수신행위의 표시·광고의 금지)에 따라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영업에 관한 표시 또는 광고를 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VIK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고 2011년 9월부터 4년간 투자자 3만여명으로부터 투자금 7000억원을 끌어 모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11월26일 자본시장법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이 회사 대표이사 이모(50)씨와 경영지원 부사장 범모(45)씨를 구속 기소하고 영업부문 부사장 박모(4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7000억원 투자금 가운데 2000억원 상당을 상위 투자자들에게 배당 및 이자를 지급하는 돌려막기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는 것이 검찰의 기소 요지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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