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등학교 교포. 사진제공|전주고등학교 홈페이지
● 해체 위기까지 갔던 전주고의 반전!
전주고는 이번 대회 ‘화제의 팀’이었다. 최형우(삼성), 박정권(SK), 최경철(LG) 등 1군 주축 선수들이 매 경기 ‘개근’하면서 막강한 라인업을 과시했다. ‘영혼의 배터리’를 이뤘던 SK 김원형, 박경완 코치도 함께 했다. 전주고는 군산상고와 함께 전북을 대표하는 팀이지만, 2011년에는 등록선수가 부족해 전국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해체 위기까지 겪었다. 지금은 정상화됐지만, 동문들도 이를 계기로 똘똘 뭉치게 됐다.
경기 내용도 인상 깊었다. 제물포고와의 1회전에선 1-5로 뒤지던 경기를 7회초 10득점하며 11-5로 역전승했다. 부산고와의 16강전에선 7회말 터진 임태준(넥센)의 끝내기 3루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기세를 몰아 8강전에선 덕수고를 3-0으로 꺾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7일 4강전에서 유재신(넥센), 송우현(넥센), 김인태(두산), 최병연(KIA) 등 ‘젊은 피’를 앞세운 북일고에 6-13,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1회말 10실점이 뼈아팠다.
● 화려한 전주고 멤버들 “내년엔 우승!”
초반부터 힘겨웠지만, 전주고는 끝까지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날 4회에는 LG 포수 최경철이 마운드에 올라 탈삼진 2개로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임무를 마치고 1루 코치로 들어간 최경철은 “난 전주고 투수 출신이다”며 활짝 웃었다. 최경철 다음으로는 ‘전직 메이저리거’인 삼성 조진호 코치가 등판했다. 1.1이닝 2안타 무실점. 4-13으로 뒤진 5회 무사 3루 위기를 범타 3개로 넘기며 5회 콜드게임을 막았다. 그는 “아무리 친선경기라지만, 경기는 경기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는데 떨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매년 야구대제전에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김원형 코치도 시속 130㎞대의 스피드를 유지하며 6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김 코치는 “이 순간을 위해 1년간 몸을 만드는 것 같다”며 “돔구장이 지어져 더 많은 동문들이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록 4강전에서 도전을 멈췄지만, 전주고 선수들은 덕아웃 앞에 둥글게 모여 교가를 힘차게 부르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최형우는 “그동안 야구대제전에 함께 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최)경철이 형, (박)정권이 형과 합심해 매 경기 뛰었다. 다음 대회 땐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