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경쟁하지 않는다고? 거.짓.말

입력 2015-12-08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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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경쟁, 등수 매기기를 즐기는 CJ E&M이 또 하나의 경쟁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tvN 재미담보 시간대출 프로젝트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이하 ‘방시팝’)는 tvN이 출연자들(유세윤, 장동민, 이상민, 유재환)에게 재미를 담보로 1시간을 빌려주고, 그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시간을 채우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진은 방송기획자로서 기획부터 편성표 작성과 섭외까지 전방위로 활동한다.

8일 상암동 CGV상암에서 열린 ‘방시팝’ 제작발표회에서 최성윤 PD는 “시청률로 경쟁해서 1위를 하자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출연자들이 나에게 제안을 해서 기획된 출연자 맞춤형 방송”이라고 ‘방시팝’을 소개했다.

최성윤 PD에 따르면 2회부터는 tvN 편성 팀장이 등장해 출연진에게 분당 시청률을 공개한다. 네 명의 출연자들은 이를 토대로 방송 분량을 조정한다.

사람은 모름지기 자기 것을 소중히 여긴다. 이왕이면 내가 만든 콘텐츠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기분이 좋다. ‘방시팝’은 이 같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를 이용했다. 경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결국 '방시팝' 네 명의 출연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유세윤은 노래를 부를 때 특유의 버릇이 있는 참가자를 발탁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쿠세스타 on TV'를 제작했다. 장동민의 '승부욕'은 강한 남자 다섯 명을 모아 승부욕을 불태우는 프로그램이다. 유상무, 한정수, 김보성, 이종수, 엘조가 출연한다. 이상민의 '더 지니어스 외전'은 '더 지니어스' 역대 시즌 중 아쉽게 경쟁이 불발됐던 출연진끼리 두뇌 싸움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재환은 뒤늦게 합류해 두 번째 대결에서부터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상민, 유세윤, 장동민, 유재환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서로의 콘텐츠를 신랄하게 평가했다.

유재환은 “장동민의 콘텐츠가 꼴찌를 할 거 같다. 시청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늘 보던 연예인들이 출연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세윤과 이상민은 서로의 프로그램을 아쉬워했다. 유세윤은 이날 “내가 머리가 나빠서인지 ‘지니어스’가 어렵다. ‘지니어스’를 잘 모르는 시청자에겐 이상민의 방송이 생소할 것”이라고 평가했고, 이상민은 유세윤의 ‘쿠세스타’에 대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짧은 시간에 보여줄 수 있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물론 경쟁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노력을 유발해 서로의 발전을 돕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유세윤은 “나는 모니터링을 잘 안 하고 시청률에도 관심 없는 편이었다”며 “그런데 ‘방시팝’에서 내가 기획을 해보니 내 프로그램 시청률이 궁금해지더라. 촬영할 때도 작가들에게 다른 출연진들의 녹화 상황을 묻게 된다. 다른 방송을 통해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예능인이 아닌 기획자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방시팝’이 출연진의 바람직한 경쟁을 토대로 전문 PD들을 긴장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오는 10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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