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아솔 “앨범 트랙리스트에 우리의 서사 담았다”

입력 2015-12-09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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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이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정규 4집 ‘솔 쿡’ 발표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있다. 5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이들의 색깔이 진하게 배어난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4집 ‘솔 쿡’ 발표한 브라운아이드소울


한 곡씩 들으면 퍼즐 한 조각을 보는 것
전체를 순서대로 들으면 큰 그림 보여
‘앨범’이라는 아날로그 감성 부활 기대


남성 중창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정엽·나얼·영준·성훈, 브아솔)은 여러 가지로 ‘고집’이 강하다. ‘간편함’에 타협하지 않고, 시류에 영합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역행한다. 그러나 그 고집이 브아솔만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한 시대이지만, 브아솔은 8일 17곡이나 수록된 ‘앨범’을 5년 만에 냈다. 2010년 3집 이후 이번 4집 ‘솔 쿡’(Soul Cooke)까지 지난 5년 동안 간간이 싱글을 내기도 했지만 이는 앨범을 내기 위한 과정이었다. 또 2003년 1집 이후 이번 5집까지 12년간 내놓은 4장의 앨범 모두 이들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겼다.

8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브아솔은 “앨범의 트랙리스트를 통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서사가 있다. 한 곡씩 들으면 퍼즐 한 조각을 보는 것이지만, 전체를 순서대로 들으면 우리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볼 수 있다”고 앨범의 의미를 설명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CD를 모른다. ‘앨범’에 대한 감성이 소멸되어가고 있는데, 복고가 유행하는 것처럼 ‘앨범’이라는 아날로그 감성도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시대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의 정통성만큼은 지키고 싶다.”

이번 앨범은, 카세트테이프의 마그네틱을 풀어헤쳐 파스타처럼 만들어낸 앨범 표지처럼, 흑인음악을 ‘요리’한다는 콘셉트로 내세워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 흑인음악을 한 앨범에 담았다. 197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 스타일인 필리 솔, 1990년대 R&B, 모던 솔, 펑크(funk), 재즈까지 녹여내는 등 다채로운 요리로 테이블을 채운 17첩 반상의 만찬 같은 앨범이다.

“과거의 흑인음악을 시대별로 재현할 수 있었다는 건 우리만의 특권인 것 같다. 과거 우리가 사랑하고 좋아했던 음악을 다시 부르고 싶었다.”

그 메인 요리는 ‘밤의 멜로디’와 ‘홈’ 두 곡이다. ‘밤의 멜로디’는 필리 솔 넘버이고, 마치 팝송을 직역한 듯한 가사와 애절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홈’은 1990년대 전형적인 팝 발라드로 하모니가 어우러진다. 가정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위로의 노래다.

‘앨범’에 대한 고집처럼, 12년간 꾸준히 한국적 솔 음악을 해온 브아솔은 ”한글 가사로 필리 솔을 완성해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음악적 성취감을 드러냈다. 더욱이 ‘밤의 멜로디’는 많은 이가 공감하기 어려운 곡일 수 있지만, 발표와 동시에 국내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고, 대중적으로도 성과를 얻은 것이다.

“너무 기분이 좋긴 한데, 굉장히 의외였다”는 나얼은 “‘밤의 멜로디’의 전체적인 소리가 옛날 (미국식)사운드여서 어려울 수 있지만, 멜로디 위주의 곡이어서 감동을 주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브아솔은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1∼2집은 소속사의 의도대로 만들었지만, 3집부터 온전히 우리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해왔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말하시는 분도 많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앨범이 의미 있고, 또 그만큼 소중하다.”

방송 출연을 하지 않고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는 것도 이들만의 ‘고집’이다. 이번에도 이들은 전국투어로 신곡 무대를 펼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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