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에 출연 중인 연기자 이민지. 7년 동안 참여한 다양한 독립영화로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 성과를 거뒀다. 스포츠동아DB
베를린·베니스·칸 영화제 수상작마다 출연
“운이 좋았다…인연 맺은 감독들 덕에 가능”
‘응답하라 1988’의 진짜 숨은 보석은 배우 이민지다.
화제의 케이블채널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의 출연진 가운데 이민지(27)는 과거 활약상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에 속하지만 누구보다 값진 성과를 이뤄온 주인공이다. 베테랑 배우들도 누리지 못했던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의 기쁨을 안은, 만만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이다.
2009년 단편영화 ‘이십일세기 십구세’로 데뷔한 이민지는 2011년 ‘부서진 밤’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2012년에는 ‘초대’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단편경쟁 최우수상인 오리종티상을 받았다. 2013년 한국영화로는 처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아 화제를 모은 단편 ‘세이프’의 주인공 역시 이민지다.
물론 이들 영화상은 배우가 아닌 감독이나 작품에 주어졌다. 하지만 한 명의 여배우가 참여한 영화들이 해외의 대표적인 영화제에서 주요 부문상을 받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독립영화 분야에서 활약해온 이민지의 실력이 짐작된다.
이민지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던 것뿐이지 내 실력과는 무관하다”면서도 “여러 영화제에서 영화인들을 만나 교류하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라며 “그렇게 인연을 맺은 감독들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아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독립영화에 참여하며 쌓은 탄탄한 연기력을 ‘응팔’에서도 그대로 과시하고 있다. 주인공 혜리와 더불어 여고생 삼총사로 출연 중인 그는 교정기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해 많지 않은 분량에도 시청자에게 유쾌한 인상을 남기며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이에 힘입어 최근 극중 ‘만년 재수생’ 안재홍과 로맨스까지 시작했다. 제작진이 이민지에게 거는 기대와 신뢰가 짐작되는 대목이다.
한편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응팔’은 가장 최근인 5일 방송한 10회에서 최고 시청률인 14.8%(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가구)를 기록했다. 극중 이민지와 안재홍이 운명적으로 처음 만난 날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