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애란 “무명의 설움, 그래도 포기는 없다”

입력 2015-12-1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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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생’ 트로트 가수 이애란.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5년 동안 받아온 설움, 아무도 모른다고 전해라!”

지금은 하루가 25시간이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다. 나서야 하는 방송프로그램과 각종 행사 무대가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2~3개 무대, 내년 1월까지 이미 일정이 꽉 차 있다.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옆에 앉아 있던 매니저는 이애란의 방송 출연 섭외 요청을 받느라 정신이 없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트로트곡 ‘백세인생’, 정확히 ‘~전해라’의 인기로 가장 바쁘게 살고 있는 이애란은 “최근까지 이게 뭔지 얼떨떨했는데, 조금씩 신을 차리고 보니 울컥울컥한다”고 말했다.


-25년의 긴 무명 시절을 보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없다. 늘 똑같은 날이었고, 늘 똑같이 힘들었으니까.

그렇게 세월을 보냈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울컥한다. 눈물로 대답을 하고 싶을 정도다.

모든 무명가수는 마찬가지일 거다. 엄청난 차별을 받는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보다 잘해야지 생각을 하면서 버텼다.

그래도 지금의 이런 관심이 빨리 잊혀질까 하는 부담은 없다. 25년을 기다려왔고, 이제 시작인데 무엇을 두려워하겠나.

나는 이걸로 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분의 사랑을 받으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가수를 하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면서 부모님 모르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 순간뿐. 기회가 생겼다 하면 나가고 싶더라.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

내 노래를 듣고 즐거워하는 한 분만 있다고 해도 노래를 하자, 무명의 길이라도 그냥 가자, 결심했다.”


-그런 힘겨움을 딛고 최근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출연)섭외가 늘어난 것. 하하! 점점 관심을 받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가슴 아픈 일도 있다.

노래가 뜨니까 이를 악용하려는 이들도 생겨나더라.

한 가수가 행사무대에서 자신의 노래라고 소개하며 내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억장이 무너졌다.

노래하는 장면을 ‘100세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교묘하게 바꿔 올린 동영상에도 화가 났다. 자신이 부르면 (‘백세인생’)홍보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변명까지 했다.

하지만 사람들한테 혼란을 준 것이잖나. 다신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애란이 자신의 노래와 노랫말을 무단도용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이애란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상업적으로 악용해 사용하면 물론 안 되는 거다. 하지만 고소하고 그럴 일은 없다. 일부 오해가 있었다. ‘~전해라’로 떴는데, 그걸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니 말도 안 되지 않나.”


-그나저나 왜 지금껏 결혼을 하지 않았나.

“묻지 마라! 하하!”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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