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애란 ‘백세인생’, 그를 닮은 노래

입력 2015-12-1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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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생’ 트로트 가수 이애란.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한 순간이다.

트로트 가수 이애란(52)은 한 누리꾼이 만든 ‘짤방’(온라인 게시판 글이 삭제될 수 없도록 클릭수를 높이려 재미 삼아 올린 동영상이나 사진, ‘짤’로도 불린다) 하나로 25년의 길고 길었던 무명의 세월을 보낸 뒤 최근 가장 ‘핫’한 인물이 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백세인생’의 가사가 화제를 모으면서 이애란이 노래하는 모습과 가사 일부인 ‘못 간다고 전해라’ ‘재촉 말라 전해라’ 등이 ‘짤방’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전해라’는 수많은 패러디물이 생겨났고, 어느 상황에 갖다 붙여도 말이 될 정도다.

‘짤방’은 더 나아가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으로까지 만들어져 불티나는 인기를 얻고 있으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짤방’을 언제 처음 봤나?

“정말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1년 전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이더라. 회사에서 만든 음악무대였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무산됐다.

아쉬운 마음이 커 유튜브에 올렸고, 이를 본 한 팬이 ‘짤방’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얼굴을 조금씩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출연한 MBC ‘무한도전’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애란 언니’로 부르는 아주머니 팬들도 있다. 한 한의사는 한약을 지어줬다. 하하!”


-무엇이 그런 관심을 이끌어낸 것일까.

“중독성이다. 상대에게 ‘전해라’라며 건네는 말이 재미있으면서도 귀에 쉽게 박혀 계속 듣고 싶은 느낌?

50대 장년층 이상의 사람들이 그나마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10대를 비롯한 젊은이들이 오히려 사랑해줘 놀랐다.”


-‘~전해라’ 가사가 재미있다.

“최근에 이 노래를 쓴 김종완 선생에게 물어봤다. 이런 가사가 어떻게 나왔는지. 친구의 아버지가 57세에 세상을 떠난 뒤 발인에 갔는데, 가족들이 너무 슬퍼하며 차마 고인을 보내드리지 못하겠다고 했다더라.

통곡을 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슬퍼하며 술 한 잔 드시고 ‘사람이 조금 더 오래 살 순 없을까’ 고민하다 만든 노래라고 했다.”


-‘백세인생’은 어떻게 부르게 됐나.

“1990년 드라마 ‘서울뚝배기’ OST로 데뷔했다.

제 곡이 없으니까 활동하는 데 지장이 많았다. 히트곡(남의 곡)을 부르며 행사 위주로 다니는 가수들은 자신의 곡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무시도 많이 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곡을 모아 2006년 앨범을 냈지만, 참패했다. 서울을 떠나 고향인 강원도 홍천으로 내려갔다.

사촌오빠한테 ‘노래를 하지 말아야 하나 보다’ 말했더니, 친구를 소개시켜줬다. ‘백세인생’의
작곡가인 김종완이다.”

‘백세인생’과 이애란의 삶은 닮은 것처럼 보인다.

원곡은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말하리’다. 3번의 편곡과 개사 과정을 거쳐 2013년 ‘백세’라는 곡이 나왔다. 이후 3월 150세까지 가사가 늘어나 ‘백세인생’이 됐다.

“김종완 작곡가에게 처음 받은 곡은 ‘오직 한 사람으로’이었다. 타이틀곡이다. 그 서브곡으로 ‘백세인생’을 받았는데, 오히려 두 번째 곡이 주목받게 됐다.”


<이애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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