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무성 “택이 아빠 인기, 평생 쑥스러울 것 같다”

입력 2015-12-17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무뚝뚝하지만 푸근한 심성을 지닌 ‘택이 아버지’로 사랑받고 있는 최무성. 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 ‘응답하라 1988’ 봉황당 최무성


잔인한 역할 많았는데 이젠 이미지 변신
아내와 탄 전철, 사진촬영 요청 쇄도 깜짝


“유명세? 평생 쑥스러울 것 같다.”

화제 속에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최무성(47). 사실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름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이는 최근까지도 그리 많지 않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인육을 먹는 사이코패스를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응팔’ 속 아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전하는 현재 그의 얼굴은 새롭기만 하다.

‘응팔’ 속 최무성은 바둑기사인 아들 택(박보검)을 홀로 키우며 서툰 솜씨로 아침을 준비하고, 골목에 쌓여있는 낙엽을 빗자루로 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터인 금은방 봉황당을 묵묵히 지키고 어린시절부터 동생처럼 여겼던 택의 친구 선우(고경표)의 엄마(김선영)를 향해 조금씩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극중 캐릭터처럼 조용한 성격이 “가장 닮았다”는 그는 ‘악마를 보았다’에 앞서 2009년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에서도 잔인한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당시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영화를 본 그는 ‘실제로도 폭력적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칭찬보다는 “직업적인 특성”으로 여겼다. 그래도 내심 대중과 가까워지길 바랐다. 그리고 바람은 대중과 통했다.

최무성은 ‘응팔’ 출연 제안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받아들였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본 적은 없었”지만 소문으로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였다. 무엇보다 연극 ‘야간여행’ ‘가족의 왈츠’ 등을 연출하기도 하는 그는 자신은 할 수 없는 연출 스타일이라서 더욱 끌렸다.

“큰 자극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생활밀착형의 드라마를 좋아한다. 연극과 영화가 줄 수 없는 힘을 ‘응팔’이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응팔’은 트렌드를 전격적으로 반박하는데, 그 뚝심이 참 마음에 들었다.”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응답하라 1997’을 본 최무성은 자신의 결정을 더욱 확신했다. 방송 이후 한 달 뒤 그 믿음은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았다.

“아내와 지하철을 탔는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더라. 처음에는 한 분이었는데 옆에 계시던 분들까지 요청하셔서 상당히 놀랐다. 이러한 경험을 처음 겪는지라 어리둥절했다.”

최무성은 길을 걷다가 “봉황당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3초 정도” 지나야 비로소 자신을 향한 이야기인 줄 깨닫고는 그제야 감사함을 표하곤 한다. 그는 “알아보시는 분들의 연령층이 넓어졌다”면서 “익숙하지 않아 이 관심은 평생 쑥스러울 것 같다”며 웃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주변의 반응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이해하는 게 재밌고” 또 “혹여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자신의 연기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을 꼼꼼히 챙긴다. 외모에 대해 무신경하지만 눈이 “많이 찢어져” 매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그는 최근 괜한 댓글을 보고 열을 낸 경험도 있다.

“원래 쌍꺼풀이 있는데 왼쪽 눈에 더 생겼다. 어떤 누리꾼이 수술한 것 아니냐고 글을 남겨 댓글을 남길 뻔했다. 절대 아니다. 늙어서 한 줄이 더 생긴 것뿐이다! 하하!”

최무성에 대해 후배들은 “폭탄이 터져도 아마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고교 시절 ‘똘아이’라는 소리도 꽤 들었다”며 유쾌하게 답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