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노홍철, 정중히 사과했지만 2% 아쉬웠다 전해라

입력 2015-12-17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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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 정중히 사과했지만 2% 아쉬웠다 전해라

사과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때와 장소를 살펴야 한다. 마음을 담은 사과가 왜곡될 수 있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방송인 노홍철의 사과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자숙 기간을 가진 노홍철은 17일 오전 tvN ‘내 방의 품격’ 제작발표회를 통해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논란 이후 약 1년 만이다. 지난 9월 MBC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복귀를 시도했지만, 정규편성이 무산됐다. 온전한 방송 복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노홍철은 취재진에 90도로 허리를 숙인 채 인사했다. 이어 “굉장히 떨리는 자리다. 많이 걱정도 하고 고민도 했다. 생각을 거듭 할수록 어떤 말로 사과를 드려야 내가 저지른 잘못이 씻기지 않을 것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괜히 나 때문에 자리가 너무 무거워진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례적으로 포토월에서의 공식사과였다. 방송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라는 점을 감안한 시간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그의 사과는 네버엔딩었다. 이후 질의응답시간에 노홍철은 MBC ‘무한도전’을 언급하며 그동안의 속내를 털어놨다.

노홍철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처음 시작할 때와는 다른 프로그램이 됐고 많은 분이 좋아해주시는 프로그램이 돼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무한도전’은 내게 가장 소중한 프로그램이자 나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 지금도 여전히 멤버, 스태프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자주 만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큰 잘못을 저지른 직후부터 지금까지 ‘무한도전’을 다시 한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방송일을 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가장 소중한 것을 내려놔야겠다는 뜻에서 복귀를 거부했다. 그런데 김태호 PD나 유재석 형님은 ‘이제 프로그램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섰다라고 하더라. 죄송하고 뻔한 말일 수도 있다. 지금 여기서 딱 규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한도전’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 뒀다. 노홍철은 “내 복귀는 시청자의 몫이다. 없을 것 같지만, 내 복귀를 원하는 분이 계시다면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이야기했다.

제작발표회와 상관 없는 노홍철의 사과 섞인 답변과 ‘무한도전’의 언급이 이어지자, 듣다 못한 김준현이 나섰다. 그는 “이럴거면 개인 기자회견을 하지 그랬느냐. 제작발표회가 아니라 노홍철 기자회견 같다”고 말했다. 김준현을 비롯한 박건형, 오상진은 들러리 아닌 들러리가 된 것이다.

이에 현장에 있던 tvN의 한 방송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사실 이렇게까지 질문이 쏟아질지 몰랐다”며 “다른 출연자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대중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동료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노홍철에게는 그동안 충분히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쏟아지는 질문이 야속하다고 생각하기 전에 때와 장소를 헤아려 미리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조금 더 진정성은 있었지만, 큰 그림만 놓고 본다면 행사에 앞서 고개를 숙인 윤은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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