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우타자가 절실한 다저스, 세스페데스는 그림의 떡?

입력 2015-12-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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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 세스페데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쿠바 출신의 FA(프리에이전트)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0·사진)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올 시즌 세스페데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뛰다 7월 트레이드로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세스페데스가 없었다면 메츠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일 정도로,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면에서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전반기만 뛰고도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차지한 세스페데스를 노리고 있는 팀으로는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에인절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지출해 무려 4360만달러나 되는 사치세를 내야 하는 LA 다저스는 우타자 거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임에도 세스페데스 영입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2015시즌 다저스에선 좌타자인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타율 0.275, 28홈런, 90타점, 출루율 0.350 등 주요 공격 부문에서 홀로 분전했다. 시즌 초반 홈런포를 펑펑 터트리던 루키 중견수 작 피더슨은 타율 0.210에 삼진을 무려 170개나 당했다. 26개의 홈런을 날렸지만, 후반기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주전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저스 공격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좌우 불균형이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저스틴 터너가 타율 0.294, 16홈런, 60타점으로 선전했을 뿐 두 자릿수 홈런을 친 다른 오른손 타자는 11개씩을 기록한 야시엘 푸이그와 알렉스 게레로뿐이다.

특히 연봉 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외야수들이 넘쳐나 세스페데스 영입전에 뛰어들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다저스의 현실이다. 계약기간 2년이 남아있는 칼 크로퍼드에게 지불해야 할 연봉은 4300만달러가 넘는다. 69경기 출전에 그친 크로퍼드는 타율 0.265에 4홈런 16타점을 올리고 2135만7000달러의 연봉을 챙겼다.

타율 0.294, 14홈런, 53타점을 올린 안드레 이디어의 연봉은 1800만달러였다. 이디어 역시 향후 2년간 3550만달러의 연봉이 보장된 가운데, 2018년에는 연봉 1750만달러 또는 바이아웃으로 250만달러가 책정됐다. 따라서 다저스는 최소한 3800만달러를 이디어에게 더 지불해야 한다. 2명의 ‘먹튀’ 외야수에게 줘야 하는 연봉이 최소 8100만달러나 돼 다저스로선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먹튀 코스를 밟고 있는 푸이그에게도 다저스는 향후 3년간 2463만2000달러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하지 않고는 도무지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깰 방안이 없다.

현재 예상되는 세스페데스의 계약 규모는 6년 1억3000만달러 선으로, 크로퍼드가 받게 될 연봉과 별 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전성기를 넘긴 크로퍼드가 세스페데스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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