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야구장 가기 눈치작전…비활동기간 신 풍속도

입력 2015-12-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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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12월의 어느 날, A구장에 한 선수가 훈련을 하러 나왔다. 텅 빈 실내훈련장에서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체력을 키우기 위해 남모를 땀을 흘렸다. 그러나 이 선수는 우연히 현장에서 마주친 기자를 보자 “저, 여기서 훈련한다고 기사는 쓰지 말아주세요”라는 예상 밖의 부탁을 했다.

자기 팀 야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것을 왜 굳이 감추려고 할까. 그 사연은 시계바늘을 1년 전쯤으로 되돌리면 납득이 간다. 당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비활동기간 자율을 빙자한 단체훈련을 막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한화가 표적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그런데 이 와중에 뜻밖에도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단체훈련을 했느냐,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사안에 대응하는 과정 속에서 선수협은 ‘내상’을 입었다.

이런 사정을 다 아는 선수들은 아예 오해의 빌미조차 주지 않고 싶은 마음에서 ‘보도 자제’를 당부하기에 이른 것이다. 고액 연봉 선수들 사이에선 아예 따뜻한 곳을 찾아가 개인캠프를 차리는 풍경도 이제는 이색적이지 않다. 소속구단에 구애받지 않고 친분이 깊은 선수들끼리 괌이나 사이판, 일본 돗토리 등으로 일정을 맞춰 날아간다. 혼자서 훈련하면 한계가 발생하는 야구의 속성상, 불가피한 측면을 지닌 현상이다. 과거에는 구단에서 트레이너를 파견해 훈련을 도운 적도 있었지만, 이것도 적발되면 벌금을 무는 금지사항이라 하지 않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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