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금사월’…헛웃음만 나오네

입력 2015-12-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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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사진제공|MBC

개연성 없이 김순옥 작가 전작 재활용
‘막장의 대명사’ 임성한 작가와 비교도

매주 화제를 몰고 다니는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성난 눈빛으로 변한 시청자의 비판적인 시선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초반 시청자를 속 시원하게 하는 일명 ‘사이다 전개’로 관심을 끌었지만, 개연성 없고 엉성한 내용이 늘어나면서 실소까지 자아내고 있다. 심지어 ‘막장의 대명사’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와 비교하는 시선도 나온다.

‘내 딸 금사월’(금사월)은 ‘왔다! 장보리’ ‘다섯손가락’ ‘천사의 유혹’ ‘아내의 유혹’ 등을 쓴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 전작에 흔히 ‘막장’의 요소로 꼽히는 불륜과 출생의 비밀을 빠짐없이 담았던 김 작가는 이번에도 어김이 없다. 하지만 ‘금사월’은 선과 악의 캐릭터가 더욱 극명하게 나뉘어 이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줬다. 또 1회부터 19일 방송한 31회까지 박원숙·손창민·전인화 등이 완벽한 연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끌며 이는 자연스레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막장’ 논란을 모은 김 작가의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의 비판을 사고 있다. 20일 방송분에선 대기업 건설회사 회장인 손창민(사진)이 회사 창립기념 행사장에서 자신의 악행을 들키는 장면은 6년 전 ‘천사의 유혹’에서 주인공 이소연이 인생 최고의 결혼식 날 몰락하는 에피소드를 재활용한 듯, 시청자의 비웃음을 사며 반감만 높였다. 또 극중 부녀인 이정길과 전인화가 도망치다 산속을 뒹구는 장면은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와 김서형이 연출한 ‘죽음의 언덕’이라는 이름의 영상으로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연히 감동은 찾기 어렵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22일 “‘금사월’은 현실과 괴리가 커 개연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 듯하다”며 “드라마 속 세계를 현실로 바라보며 몰입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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