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감감무소식’ 왜?

입력 2015-12-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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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주루·수비 약점, ML 진출 장애물로

강정호(28·피츠버그)-박병호(29·미네소타)는 되고, 이대호(33·전 소프트뱅크·사진)는 안 된다?

넥센 출신 내야수 강정호와 박병호가 잇달아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 야수 출신으로는 처음 빅리그로 직행한 강정호는 올 시즌 현지의 우려 섞인 시선을 뒤바꿨다. 9월 중순 왼 무릎 내측 측부 인대 손상과 정강이뼈 골절로 시즌 아웃됐지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421타수 121안타), 15홈런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박병호는 1285만달러(약 150억3000만원)의 높은 포스팅 금액을 기록하며 내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은 이대호의 빅리그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2010년 KBO리그에서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등극했고, 올 시즌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이끌며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31홈런으로 장타력도 과시했다. 테네시주 네슈빌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해 4개 구단과 접촉했지만, 여전히 좋은 소식은 없다.

현지 언론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8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닷컴은 “소프트뱅크에서 타율 0.282, 31홈런, 98타점을 기록했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이대호를 1차원적인 선수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려 말하면 타격만 뛰어날 뿐 다른 영역은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지에선 수비와 주루를 놓고 의구심을 드러낸다.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는 타격만큼이나 수비와 주루를 눈여겨본다. 타격이 40%를 차지한다면 수비와 주루도 각각 30%씩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2012년 각각 21도루와 20도루로 나란히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뛰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강정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무모할 정도로 베이스러닝에 적극적이었다. 메이저리그 분위기가 그렇다. 일례로 투수인 류현진(LA 다저스)이 내야땅볼을 치고 1루로 뛰지 않아 홈팬들의 야유를 듣기도 했다. 수비도 마찬가지. 박병호는 한국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현지에선 물음표를 달았다. 지명타자로 분류되고 있다. 강정호도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이대호는 주루와 수비라는 뚜렷한 약점을 안고 있어 예상보다 좋은 대우를 받기는 힘들 수도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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