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태극산타’ 오셨네…훈훈했던 홍명보 자선축구

입력 2015-12-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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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팀 김보경(왼쪽 끝)이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홍명보자선축구’에서 서현숙에게 마치 프러포즈를 하듯 볼을 건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장충|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홍명보 감독, 청년들에게 희망 메시지

‘잊지 마! 당신은 어머니의 자부심!’ ‘청춘,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연말연시 최고의 축구 이벤트가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열려온 자선경기다. 일명 ‘홍명보 자선축구’로 불리는 ‘주식회사 건영과 함께 하는 셰어더드림풋볼매치 2015’가 4500여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풋살 형태의 메인 이벤트 초반부, 출전선수들이 만든 골 세리머니 글귀에 행사의 취지가 잘 담겨있었다. 유니폼을 들어올리자 드러난 언더셔츠에 새긴 문구는 짧지만 강렬했다. ‘어머니의 자부심’, ‘청춘의 꿈’은 올해로 13번째를 맞은 자선축구의 핵심 테마였다.

현역 시절 숱한 감동을 안겼고,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작성했음에도 2014브라질월드컵을 끝으로 잠시 현장을 떠나야 했던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야인’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많이 접한 단어가 ‘청년실업’이었다. 대회를 주최한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매년 자선경기마다 적절한 메시지를 던진 홍 감독은 내년 시즌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잡으면서 올해 행사의 화두로 ‘청년실업 해소’를 들었다. 홍 감독은 “‘청년의 꿈은 대한민국의 설계도’란 말이 있다. 현실은 고달프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면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이번 경기를 통해 청년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모두가 정신없이 바쁜 이 무렵, 참가선수들을 모으는 것조차 버거웠던 과거와 달리 서로 함께 하려는 ‘태극산타들’과 추운 날씨에도 체육관을 찾은 팬들 덕분에 ‘사랑 나눔’은 올해도 대풍년이었다. 이날 희망팀이 사랑팀을 13-12로 제압했고, 최우수선수(MVP)로 이승우(FC바르셀로나)를 배출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2015년 12월, 한국축구는 장충벌의 희망 채우기로 아름답게 저물어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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