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 돌연 ‘트래블링’ 기준 변경… 일관성 없는 KBL을 어찌할꼬?

입력 2015-12-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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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데이비드 사이먼(사진)은 27일 모비스전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턴 동작을 시도했다가 연속 2차례에 걸쳐 트래블링을 선언받기도 했다. 스포츠동아DB

FIBA 위원들 방문 후 공지도 없이 바꿔

남자프로농구 무대에선 최근 심판들의 휘슬 소리가 부쩍 늘었다. 트래블링 때문이다. 볼을 잡은 선수가 회전을 시도한다든지, 스텝이 조금만 끌려도 가차 없이 심판의 휘슬이 불린다. 일반적으로 ‘워킹’이라고 알려진 트래블링은 선수가 볼을 들고 세 발 이상 걷거나 중심축이 되는 발이 드리블 이전에 코트 바닥에서 떨어질 때 지적되는 실책의 일종이다. 공격권을 상대에게 넘겨주게 된다.

KBL은 실책에서 트래블링을 따로 집계하진 않지만, 최근에는 한 경기에 최소 3∼4차례의 트래블링이 나온다. 이는 국제농구연맹(FIBA)의 흐름을 따르는 변화다. FIBA는 트래블링에 대해 엄격하게 판정하고 있다. SK 데이비드 사이먼(33)은 27일 모비스전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턴 동작을 시도했다가 연속 2차례에 걸쳐 트래블링을 선언받기도 했다.

2014년 스페인에서 열린 농구월드컵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했던 모비스 유재학(52) 감독은 “올바른 변화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최소 3∼4개씩 트래블링을 지적당한다. 최근 트래블링이 많이 불리면서 선수들이 연습할 때도 스텝에 많은 신경을 쓴다”며 판정 기준 변화를 반겼다.

문제는 이러한 판정 기준 변화가 아무 공지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KBL은 올 시즌 개막 이전부터 트래블링을 엄격하게 잡을 것이라고 각 구단에 공지했지만, 예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정규리그 3라운드 일정이 진행 중이던 11월 12일, 칼 융브랜드 FIBA 심판위원장과 코스타스 리가스 유로리그 기술위원장이 KBL을 방문해 심판 교육을 실시한 이후 트래블링 판정 기준이 갑자기 바뀌었다. A구단 선수는 “3라운드부터 트래블링 지적이 엄격해졌다”고 밝혔다. B구단 관계자는 “트래블링 기준이 공문이나 공지 없이 갑자기 바뀌었다. 이는 선수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불거니까 알아서 따라오라’고 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시각도 있었다. C구단 선수는 “KBL 판정은 늘 무언가 강조할 때만 바짝 지적한다. 일종의 계몽기간이랄까? 일정기간이 지나면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늘 그래왔다”며 판정 기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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