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본 2015 연예계…의중지인·승승장구·복수불수…

입력 2015-12-3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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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수진·배용준 부부-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개그맨 장동민-연기자 클라라. (왼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진|배용준 인스타그램·JK필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 뜨거웠던 2015년 연예가

2015년 양띠해 을미년이 서서히 기울고 있다. 밤이 지나면 2016년 병신년 원숭이해의 첫 태양이 떠오른다. 한 해의 끝에서 돌아보는 2015년 연예계는 여러 뉴스와 이슈로 뜨거웠다. 그 뜨거웠던 을미년 연예가를 사자성어로 돌아보고, 누리꾼의 촌철살인 댓글로도 비춰본다.

매일 바쁘게 한 해를 살다보면 별의별 일을 겪게 된다. 콘텐츠가 넘치고, 그 넘치는 콘텐츠를 위해 불철주야 땀 흘리는 연예가의 1년도 급박하게 돌아간다. 당연히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 연예계를 사자성어로 되돌아본다.


● 의중지인 (意中之人·마음속에 품은 사람)


스타커플 대거 탄생

유난히 톱스타들의 결혼과 연애가 많았다. 원빈·이나영은 5월 강원도 정선의 한 밀밭에서 결혼했고, ‘욘사마’ 배용준은 7월 소속사 여배우 박수진과 ‘가족’이 됐다(사진). 20대 초반의 수지, 아이유, 지연은 각각 이민호, 장기하, 이동건과 연애 중이다. 신민아·김우빈, 태양·민효린도 열애를 인정했다. 누구나 뜨거운 가슴이고, 사랑은 언제 어떻게도 이뤄질 수 있다는 걸 새삼 확인시켜줬다.(하지만 ‘삼촌’들의 마음은 허탈했다.)


● 승승장구 (乘勝長驅·승리의 기세로 계속 몰아침)


한국영화 흥행 잔치

올해 한국영화 주요 관심작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국제시장’(사진)이 연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8월엔 ‘암살’과 ‘베테랑’이 ‘쌍천만’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내부자들’ ‘검은 사제들’ ‘사도’ ‘연평해전’도 600∼700만 관객을 모았다. 연말 개봉한 ‘히말라야’ ‘대호’의 기세도 무섭다. 그러나 400∼500만 관객의 ‘중박’ 영화가 없다는 건 곱씹어 봐야 할, 한국영화의 현실이다.


● 복수불수 (覆水不水·엎어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연예인은 대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다. 그 만큼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바비킴은 기내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웠고, 장동민(사진)은 삼풍백화점 붕괴 피해자를 아프게 한 막말로 방송을 쉬어야 했다. 이태임과 최민수는 각각 촬영장에서 욕설,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실수야 누구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조심했어야 했다.


● 이전투구 (泥田鬪狗·진흙탕에서 개가 싸운다)


대중의 짜증을 유발시킨 공방

대중은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스타들의 지극히 사적인 부분이 무분별한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의 소송 및 친자 확인 시비, 클라라(사진)와 전 소속사 회장의 ‘성적 수치심’ 공방, 신은경의 거짓 모성애 논란이 그랬다. 어느 일방의 폭로가 이어지고, 다른 쪽이 반박하는 과정에서 대중은 ‘짜증’을 느껴야 했다. 사생활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요리연구가 백종원-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가수 유승준(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tvN·유승준 인터넷방송 캡쳐



● 산해진미 (山海珍味·온갖 귀한 재료로 만든 음식)


먹방·쿡방의 인기, 셰프의 전성시대

올해 방송가 키워드는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하는 방송)이었다.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tvN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삼시세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음식과 요리, 토크가 곁들여진 프로그램은 10여개에 이른다. 외식사업가 백종원(사진)은 그 중심에 선 빅스타. 먹는 것에 열광하는 현상은 그만큼 ‘본능’과 ‘본질’적 문제에 민감하다는 방증. 예전엔 그저 ‘먹고 사는’ 일이 중요했다면, 요즘은 ‘잘 먹고 잘 사는’ 일이 그렇다.


● 구관명관 (舊官名官·경험 많은 이가 더 잘하는 법)


‘나영석 예능’ 불패·‘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공

낯선 곳을 여행하고 밥 해먹는 일. 나영석 PD가 추구하는 예능은 뻔하지만 tvN ‘삼시세끼’(사진) ‘꽃보다 할배’ 등 연출작은 성공했다. 심지어 인터넷 콘텐츠 ‘신서유기’마저 시선을 모아 방송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 방식을 제시했다. 세 번째 시리즈라 싫증날 법도 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는 시리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MBC ‘무한도전’도 ‘토토가’ ‘무도가요제’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노하우는 그만큼 위대한 법이다.


● 귀배괄모 (龜背刮毛·거북의 등에서 털을 깎는다, 불가능한 일을 무리하게 하려 함)


유승준의 대한민국 입국 시도

유승준(사진)에 대한 ‘병역기피자’란 대중의 인식은,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낙인’이다. 유승준은 그 낙인부터 지워야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입국시켜 달라” 읍소했고, 이어 재외국민으로서 대우를 해달라며 소송까지 냈다. 결국 ‘읍소 뒤 소송’이란 ‘대한민국 입국 작전’은 엄청난 역풍만 맞았다. 한국사회에서 병역기피의 혐의는, 웬만해선 용서 받을 수 없는 사안임을 일깨워줬다. 괜히 화만 키운 꼴이 됐다.

가수 아이유 앨범 이미지-방송인 김구라-연기자 윤은혜(왼쪽 하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사진|로엔트리·동아닷컴DB



● 새옹지마 (塞翁之馬·인생의 길흉화복은 예측할 수 없음)


아이유·이병헌·이애란의 부침과 인생역전

평화롭던 순풍은 어느새 성난 돌풍이 되기도 한다. 아이유(사진)는 앨범 ‘챗셔’로 찬사를 받았지만, 수록곡 ‘제제’가 논란을 일으키며 위기를 맞았다. ‘협박스캔들’로 나락으로 떨어진 듯했던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로 기사회생했다. 가수 이애란은 ‘∼라고 전해라’는 ‘짤방’(글과 함께 올린 사진 또는 동영상) 하나로 25년 무명의 터널을 벗어났다. 인생사,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포만감에 도취되지도 말고, 혹여 현재가 불행이라 느끼더라도 지레 포기하지 말기를.


● 전전불매 (輾轉不寐·이리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룸)


누구에게도 말 못할 스타의 아픔

남부럽지 않을 것 같던 인기 연예인, 특히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인들이 속으로 삭여온 아픔이 드러나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구라(사진)는 아내의 빚보증으로 가정이 파탄 났고 공황장애까지 앓게 된 사연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정형돈도 극심한 불안장애로 활동을 중단했다. 속으로 타서 까맣게 된 심장으로도 웃음을 주려던 노력을 ‘악플’로 되갚는 누리꾼이 없기를.


● 마이동풍 (馬耳東風·말의 귀는 봄바람이 불어도 전혀 느낌이 없음)


윤은혜 표절 논란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면 될 일을 어설픈 변명과 황당한 대응으로 키우는 사례가 종종 있다. 윤은혜(사진)는 중국 방송에서 창작품으로 선보인 의상이 디자이너 윤춘호의 것과 유사하다는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반박해 화를 키웠다. 연예인에게 법적 판결보다 더 무서운 건 여론의 심판이다. 여론은 윤은혜의 반박에 수긍하지 못했지만, 윤은혜는 여론에 맞섰다. 평소 이미지가 좋으면 같은 실수도 용서가 되는 법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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