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동현이 대학 갈 때까지 더욱 열심히”

입력 2015-12-3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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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구라. 동아닷컴DB

공황장애·이혼 딛고 MBC 연예대상 영예

올해 최고 예능인으로 인정받은 주인공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 29일 밤 2015 MBC 방송연예대상을 수상한 김구라(사진)는 30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인터뷰에서 “운이 좋았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평소 그답게 구구절절하지 않고 간단명료했다. 하지만 짧은 말 속에 진심이 길게 느껴졌다.

김구라는 올해 MBC에서만 5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일밤-복면가왕’, ‘능력자들’, 교양프로그램 ‘나의 머니 파트너:옆집의 CEO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방송국과 집만 오갔다. 내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아들(동현)이 대학 갈 때까지 더욱 열심히 살겠다. 열심히 살면 지금보다 좋은 일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22년이 걸렸다. 1993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코미디프로그램보다는 입담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첫 계기도 인터넷방송의 거친 입담이었다. 독설가의 표독스러운 이미지가 거부감을 주기도 했지만 2007년 MBC ‘라디오스타’와 2009년 ‘세바퀴’를 통해 안정적인 진행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대중과 가까워졌다. 독설가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대개의 진행자라면 피해갈 만한 질문도 서슴지 않아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10∼20대 젊은 층이 그에게 특히 열광하는 이유다.

“대중의 반응을 기대하고 방송을 하긴 어렵다.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하다. 이번 대상은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수상 직후에도 “여전히 적지 않은 분은 제 방송 방식에 동의하지 않고 여전히 불편해한다. 제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구라는 올해 공황장애와 이혼 등 개인적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건강을 위해 “맥주 한 잔 정도”로 주량을 줄였고, 고교생인 아들 동현군과 함께 지내는 데 시간을 쏟았다. 시상식이 끝난 뒤 집에 도착한 그를 동현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이 저를 닮았는지 워낙 무뚝뚝해 잘 표현하지 않는다. 제 얼굴을 보려고 기다렸는지,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서야 자러 들어가더라.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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