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1000블록슛, 불멸의 신화를 쓰다

입력 2015-12-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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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주성(왼쪽)이 3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경기 종료 1분12초 전 상대 조 잭슨의 레이업을 걷어내고 있다. 고양|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경기 종료 1분12초 남기고 잭슨 레이업 차단

동부, 오리온 꺾고 6연승 3위로 점프
김주성 “자부심으로 남을 기록” 감격


동부 김주성(36)이 프로 통산 1000블록슛의 금자탑을 세웠다. 김주성은 3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프로농구’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팀이 76-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1분12초전 조 잭슨(오리온)의 레이업을 차단하면서 프로 통산 1000블록슛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주성은 999블록슛을 기록하면서 KBL 역사에 전무후무한 대기록 달성에 1개만을 남겨 놓고 있었다. 1000블록슛은 당분간 나오기 어려운 값진 대기록이다. 현역선수 중 통산 블록슛 2위는 찰스 로드(KGC), 허버트 힐(KCC·이상 415개)로 김주성 기록의 반도 채우지 못했다. 동부는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김주성의 1000블록슛을 ‘제대로’ 기념하기 위해 그의 데뷔전을 시작으로 블록슛 기록을 샅샅이 뒤져 분석에 나섰다. 이를 통해 김주성의 쿼터별 블록슛 기록(1쿼터 268개·2쿼터 269개·3쿼터 248개·4쿼터 207개·연장 8개), 100단위별 블록슛 일자, 팀별·선수별 블록슛 등의 통계를 냈다. 동부의 한 구단직원이 이를 분석하는 데에만 이틀이 꼬박 걸렸다. 동부의 한 관계자는 “이왕 기록을 세운다면, 눈에 보이지도 않게 손에 스쳐서 기록되는 블록슛 말고, 멋지게 했으며 좋겠다”며 웃었다.

그 바람 그대로였다. 김주성은 경기 막바지까지 블록슛을 추가하지 못했다. 대기록 달성은 다음 경기로 넘어가는 듯 했다. 1000블록슛은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그는 팀이 오리온의 거센 추격을 받던 경기 종료 1분12초전 속공에 나선 조 잭슨의 레이업슛을 코트 밖으로 걷어냈다. 한국 농구의 자랑으로 남을 대기록이 탄생하는 동시에 동부의 승리를 지켜내는 순간이었다. KBL은 1000블록슛 기록이 달성되는 순간 경기를 멈추고 이를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고, 상대 팀 오리온은 미리 준비했던 꽃다발을 전달했다. 적장 추일승(52) 감독은 “오랜 기간 꾸준히 자기관리를 해오면서 이룬 기록이다. 김주성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며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김주성은 “999개째 블록슛을 기록한 뒤부터는 마음이 가벼웠다. ‘올 시즌 안에 블록슛 1개는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마음을 먹었다. 대기록을 이뤄내면서 팀도 승리해 기쁘다. 내 커리어에 있어서 자부심으로 남을 기록이다”라며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동부는 80-74로 오리온에 승리를 거두고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21승14패를 기록하면서 같은 날 LG에 78-87로 패한 KGC(21승15패)를 반 경기 차이로 끌어내리고 3위로 한 단계 도약했다. 동부는 허웅(20점·6어시스트), 두경민(18점), 웬델 맥키네스(15점·7리바운드), 로드 벤슨(11점·13리바운드)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고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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