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드라마 트렌드①] 사전제작, 이젠 선택 아닌 ‘대세’다

입력 2016-01-06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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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드라마 트렌드①] 사전제작, 이젠 선택 아닌 ‘대세’다

이젠 선택이 아닌 ‘대세’다. 최근 방영을 앞두거나 제작에 돌입한 작품 대부분은 ‘100% 사전제작’ 또는 ‘반(半) 사전제작’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주로 케이블 드라마에서 사용되던 사전제작 시스템이 지상파 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2월 방영을 앞둔 배우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다. 이 작품은 송중기의 전역과 동시에 지난해 6월 첫 촬영을 시작해 같은 해 12월말 모든 촬영을 마쳤다. 현재는 첫 방송을 앞두고 편집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중국 드라마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영애의 복귀작’이라는 수식어만으로도 기대되는 SBS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이하 사임당)은 올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촬영이 한창이다. 결혼 이후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이영애는 이 작품을 통해 드라마 ‘대장금’ 이후 1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이영애의 상대역인 송승헌은 데뷔 20년 만에 첫 정통 사극에 도전, 연기 변신을 꾀한다.

각각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우빈·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 역시 또 하나의 사전제작 드라마다. 지난해 11월말 경남 창원의 한 대학교에서 첫 촬영을 시작해 오는 6월말 KBS 2TV를 통해 첫 방송될 예정이다.


여기에 이준기·아아유의 ‘보보경심: 려’와 박서준·박형식·고아라의 ‘화랑: 더 비기닝’이 사전제작 열풍에 동참한다. ‘보보경심: 려’는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는 국내 첫 드라마다. ‘고려’라는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시선의 상상력을 결합해 흥미롭고 풍부한 이야기될 예정이라고 제작진을 밝혔다. 이준기와 아이유를 비롯해 강하늘, 홍종현, 백현, 남주혁, 지수, 서현, 강한나 등이 라인업으로 합류,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신라시대의 화랑을 다룬 작품인 ‘화랑: 더 비기닝’은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꽃 같은 사내,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눈부신 성장을 그리는 본격 청춘 사극이다. 박서준과 박형식은 이 작품을 데뷔 후 첫 사극연기에 도전한다. 고아라는 영화 ‘조선마술사’에서 이어 두 번째 사극 도전이다.


주목할 점은 두 작품 모두 지상파 편성을 앞두고 있다. 사전제작 시스템에 대한 지상파 채널들의 달라진 태도를 보여준다. 그동안 지상파 채널들은 미니시리즈와 중·장편 드라마의 사전제작을 지양했다. 시청자와의 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시청률과 광고 숨은 이유다.

그러나 시청환경과 채널들의 변화는 지상파 채널들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일명 ‘쪽대본’과 생방송 촬영 등에 대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불만도 한몫했다. 배우들이 사전제작 시스템이 일찍 정착된 케이블 드라마를 선호하면서 지상파 채널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온 것.

한 방송관계자는 “사전제작 시스템 도입 논의는 이미 10년 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지상파 채널들이 지양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사전제작이 많아져야 한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질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제작은 필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제작은 앞으로 더 많아질 전망이다. 당장 사전 제작되는 작품들만 하더라도 거액의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 판권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다. 12월 촬영을 마치고 1월 중국의 심의에 들어가는 ‘태양의 후예’만 보더라도 그렇다. 이젠 많은 작품이 사전 제작으로 탄생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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