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1988 카메오 배우 김중기…난 중학생 때부터 이 얼굴!

입력 2016-01-08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응답하라 마이콜!’ 영화 ‘바람’에 이어 드라마 ‘응답하라’의 잇단 두 시리즈에서 마이콜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있는 김중기.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서른 일곱에 고등학생 역할?


선배들도 부담스러워하는 ‘나이든 얼굴’
응사·응팔 잇는 역할? 활약 기대하세요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1994년으로 시대를 이동하면서 주인공들보다 더 주목받는 이가 있다. ‘응답하라 1994’(2013)에서 쓰레기(정우)의 연대 의대 동기인 마이콜로 출연했던 김중기(37)다. 그는 ‘응팔’에 의대를 목표로 하는 선우(고경표)의 친구로도 등장하면서 ‘응사’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결정적인 인물이 됐다.

“두 시리즈에 출연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영화 ‘바람’ 속 마이콜의 캐릭터가 이렇게 오래갈 줄도 몰랐다. 다음 시리즈에 또 출연할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불러주시면 가야죠. 고등학생 역만 아니라면. 하하!”

김중기는 서른일곱에 고등학생 역할을 맡아 주위 시선에 어지간히 신경 쓰였다. ‘바람’(2009)도 서른 살에 찍었지만, 얼굴에 나타나는 7년이란 세월의 흔적 때문에 “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불편하지 않을까” 싶어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시청자들은 ‘응사’의 마이콜을 다시 볼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덩달아 ‘바람’ 팬들도 즐겁다. 물론 “친구들에게는 욕을 먹고” 있지만 김중기는 당당하다. 중학교 때부터 “쭉” 지금의 얼굴이었다고 한다.

일찍부터 노안인 탓에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다. 그는 “공연 앞두고 진행한 회의에서 한 선배가 저에게 말을 놓지 않으셨다. 제 생년월일을 물으셔서 저는 대답한 것뿐인데, ‘선배인 줄 알았다’라며 욕을 하시더라. 이런 제가 고등학생을 맡았으니…”라며 웃었다.

‘응팔’ 촬영장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1990년생인 고경표와 11살 차이가 나지만, 극중 ‘절친’ 설정이다. “배우니깐 일단 서로 몰입해 연기를 하긴 하는데 얼마나 어색하겠나”라며 “저는 카메오 수준이라 편하게 지낼 시간이 없어 존댓말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끝나고 다른 친구들과도 이야기를 하는데 오래 이어지지도 않고, 그들 사이에 끼기가 어렵더라”라며 세대 차이를 토로했다.

‘응사’가 첫 드라마인 김중기에게 ‘바람’은 첫 영화다. 그의 연기에 대한 꿈은 2002년 고향인 대구에서 우연히 뮤지컬을 접하고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서울로 올라왔다. 2006년부터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빨래’ ‘슈샤인보이’ 등에 오르다 차츰 연극으로 눈길을 돌렸다.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불렀으면 뮤지컬을 계속 했겠죠”라는 말을 덧붙였다.

“춤은 아니더라도 노래는 좀 불렀는데 최근 노래방에서 뮤지컬을 하지 않길 잘 했다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옛날에 잘 불렀던 노래였는데 음이 전혀 올라가지 않더라. 실력이 ‘쓰레기’가 됐다.”

‘바람’을 시작으로 ‘응사’를 거쳐 ‘응팔’로 이제는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마이콜보다 더 유명해졌다. ‘응사’에 출연하고 만난 여자친구와는 3년 째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복이 굴러들어오고 있다. 이제 걸어 다니면 알아보는 사람도 제법 늘었다. “알아봐 주시면 감사한데, 감사한데 말이죠. 부담스럽다. 제가 뭐라고. 유명한 연예인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사인해드리면 ‘소장할까?’ ‘한 달만 지나도 저인 줄 모를 텐데’, 그리고 사진 찍어드리면 ‘며칠 뒤면 분명히 삭제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바라는 것 없다. 일만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