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호주 스프링캠프는 ‘오타니 나비효과’?

입력 2016-01-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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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햄 오타니 쇼헤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지난해 우승 일궈낸 미국 애리조나 대신 호주 시드니서 1차 캠프
오타니 소속팀 니혼햄이 두산 대신 애리조나 피오리나 시설 이용


두산이 호주로 떠나는 까닭은?

두산은 15일 호주 시드니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미국과 일본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듯 여겨지는 KBO리그의 풍토를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게다가 두산은 지난해 1차 스프링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에 차려 우승을 일궜다. 징크스까지 고려할 때, ‘약속의 땅’인 애리조나 피오리아로 떠나지 않는 것은 의외다.

엄밀히 말하면 두산은 애리조나에 ‘안 간’ 것이 아니라 ‘못 간’ 쪽에 가깝다. 당시 두산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의 훈련캠프인 이 시설을 사용하고 상당한 만족감을 느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에도 쓰겠다”는 구두약속까지 해놓았다.

그런데 2015시즌 도중 샌디에이고 측으로부터 “2016년 캠프지 사용이 곤란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알아보니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이 이 시설을 사용하기로 합의된 것이었다. 이를 두고 두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니혼햄에 오타니 쇼헤이(22)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해석했다.

일본프로야구의 에이스 오타니는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괴물’의 이미지로 각인됐다. ‘2016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행을 시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오타니 때문에 일본-미국간 체결된 포스팅 상한선(최대 2000만달러) 제도가 변경될 것’이란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그 정도로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존재다.

이런 오타니가 애리조나 캠프로 들어오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꽤 파급력 있는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니혼햄이 자기 땅이 아닌 미국 본토에 캠프를 차린 데는 그런 계산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유탄’을 맞은 두산에 다행인 점은 호주의 날씨나 캠프 시설이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사실이다. 또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후광을 업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할 2차 캠프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리는 일본 구단의 평가전 요청이 잇달아 지난해 3경기에서 올해 5경기로 늘어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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