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남기일 감독 “목표는 클래식 잔류, 중위권 도약”

입력 2016-01-27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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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광주FC는 K리그에서 처음으로 잔류에 성공한 승격 팀이다. 지난해 시즌 초기만 해도 강등 1순위로 저평가됐지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했다.

하지만 얕은 선수층 때문에 뒷심이 부족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로 인해 홈 경기장을 쓸 수 없었고 홈 경기장으로 돌아와서는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에 또 한번 울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도 리그 10승으로 구단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며 당당히 잔류에 성공했다. 그런 광주의 올해 목표 역시 잔류다.
 
25일 태국 방콕에 있는 무앙통 유나이티드 연습경기장에서 만난 남기일 감독과 선수들은 하나같이 “올해 목표는 잔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조직력 구축이다. 시즌이 끝난 뒤 김호남 선수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이적하거나 입대하는 바람에 팀을 거의 새로 만드는 수준으로 재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프런트 관계자는 “안산 경찰청은 ‘작은 광주’라고 할 정도로 광주에서 뛰던 선수가 한꺼번에 입대해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전남 광양에 이어 태국 훈련에서도 남 감독은 조직력을 다지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전지훈련 시작할 때만 해도 서로 얼굴도 잘 모르는 선수들이 많을 정도여서 어색한 게 많았다. 서로 빨리 친해지도록 하기 위해 신인선수와 선배 선수들을 한 방에 배정하는 등 ‘팀’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인지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은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잔류가 가장 1차적인 목표이지만 조심스럽게 더 높은 목표도 꿈꾼다. 바로 강등권에서 최대한 빨리 탈출해서 상위스플릿에 들어가는 것이다. 주장인 이종민은 “스플릿을 결정하기 전에 10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 감독 역시 “강등권이라는 딱지를 최대한 빨리 벗어던지고 강팀들과 정면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 감독에겐 새로 영입한 정조국이 믿는 구석이다. 그는 “정조국은 K리그에서 검증된 베테랑”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시민구단으로서 여전히 어려운 여건에 있는 광주다. 클럽하우스가 없는 유일한 구단이기도 하다. 그런 속에서도 잔류성공이라는 성공신화를 쓴 광주는 올해는 중위권 도약을 꿈꾸기 위해 태국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다음은 남기일 광주FC 감독 인터뷰 전문

- 지난 2015 시즌에는 K리그 최초로 잔류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초반에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고 많은 이들에게 격려도 받았다. 부상 선수가 생겨 한두 명씩 빠지고 그게 경기력에 악영향 미치면서 뒷심이 부족했다.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래도 조금씩 시민구단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재능 있는 신인선수들도 많이 입단했다. 세 명 정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작년보다는 수비력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본다”
 

- 선수 유출이 심하다. 팀을 새로 만드는 수준인데.

“우리는 항상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다. 올해라고 특별히 더 어려운 건 아니다. 잘하는 선수들이 더 좋은 클럽으로 이적하는 건 어쨌든 좋은 일이고 예상도 했다. 그래도 막상 선수들이 빠져나가니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정도 많이 들었는데 허전하기도 하고. 이적하는 선수가 많아지면 팀이 흔들릴 수 있다. FC서울에서 영입한 정조국이 후배들을 잘 다독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 정조국을 영입한 걸 두고 팬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사실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건 아니었고 알고 지내는 정도였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가 지난 시즌 서울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는 게 의아했다. 이번에 지도자 연수과정 때문에 파주훈련센터에 가서 만나고 나서 전화통화를 하면서 서로 믿음을 갖게 됐다. 처음 전화를 하고 나서 영입 확정짓는데 열흘 정도 걸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쉽게 영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운이 좋았다. 주장인 이종민 이 뒤에서 수비를 받쳐 주고 앞에서는 정조국이 공격진을 이끌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골 결정력이 아쉬웠는데 정조국이 그 부분을 채워 줄 것으로 기대한다. 선수 스스로 의욕이 넘친다. 절박감을 갖고 열심히 한다”


- 이번 전지훈련에서 주안점은 무엇인가. 선수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게 있다면.


“기존에 뛰던 팀에서 갖고 있던 색깔을 빨리 벗어버리고 광주라는 팀 색깔을 입히라고 강조한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특히 정신력을 강조한다. 우리같은 시민구단은 특히 정신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 광주는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승부하는 색깔이 도드라진다.

“올해도 강력한 전방압박을 보여줄 것이다. 다만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선 선수들 체력도 감안해야 한다. 올해는 좀 더 영리하게 하려고 한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 특성도 감안해야 하니까”
 

- 올해 시즌 첫 경기가 포항 원정경기다. 올해 목표는.

“첫 골을 어떻게 넣느냐, 첫 승을 어떻게 거두느냐, 그것이 시즌 초반 기세를 좌우한다. 실수도 줄여야 한다. 올 시즌에는 잔류를 좀 더 일찍 확정지었으면 좋겠다. 그게 된다면 6강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작년 목표는 모든 구단을 상대로 1승을 해보는 것이었다. 올해는 10승보다는 승점을 더 따고 싶다. 강등 걱정 없는 우리 색깔을 분명히 가진 클럽으로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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