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피보다 강렬한 존재감

입력 2016-02-03 0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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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의 연기는 피보다 진하고 강렬했다.

2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36회에서는 고려의 상징 정몽주(김의성)를 선죽교에서 죽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방원(유아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선죽교의 밤은 길고도 짧았다. 이방원과 정몽주는 하여가와 단심가를 주고 받으며 끝까지 서로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방원은 “백성들에겐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같이 얽혀 손을 맞잡고 백성들에게 생생지락을 느끼게 해준다면 누가 감히 하찮은 붓끝으로 선생을 욕보이겠느냐”며 정몽주를 눈물로 설득했으나 정몽주의 일편 단심은 얻지 못했다.

곧바로 이방원은 조영규(민성욱)를 시켜 정몽주를 철퇴로 죽였다. 이 일로 혁명파는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모든 비난은 이방원에게 향했다. "대업을 망쳤다"며 분노하는 이성계(천호진 )에게 이방원은 "더러운 물에 손을 담그지 않고서는 대업을 이룰 수 없다"고 맞섰다. 세간의 질타와 외면에 잠시 흔들렸지만 자신은 정당한 일을 한 것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이날 유아인은 시작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화면 장악력을 보여줬다. 특히 선죽교 위 유아인의 모습은 짙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눈물로 얼룩진 하여가부터 모든 일이 끝난 후 질끈 눈을 감는 순간까지 유아인은 복잡한 이방원의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며 시청자를 압도했다.

36회 말미에는 이방원과 정도전의 갈등과 대립이 시작될 것임이 예고됐다. "이제 대업에 너의 자리는 없다"고 말하는 정도전에게 이방원은 “처음부터 이 대업에 제 자리는 없었던 것 아닙니까”고 날카롭게 맞섰다. 왕자의 난 등 본격적으로 시작될 이방원의 이야기에서 유아인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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