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계약‘ 우려에도 이대호는 당당했다

입력 2016-02-05 0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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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이대호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강산 기자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이대호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강산 기자

“마이너 계약? 내가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고 귀국한 이대호(34)의 표정은 밝았다.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 보였다.

이대호는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4일 이대호의 국내 소속사인 몬티스 스포츠가 시애틀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한지 하루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몬티스 스포츠 박재한 팀장은 “메디컬 테스트 등의 일정으로 귀국이 다소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금액 등 구체적인 계약조건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확실한 것은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니라는 것. 시애틀 구단은 4일 40인 로스터가 아닌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명단(7명)에 이대호의 이름을 올렸다. 스프링캠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 빅리그 진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부에서 이대호가 총액 4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빅리그에 입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취재진 앞에 선 이대호는 “시애틀과 계약하게 돼 기쁘다”며 “좋은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내 꿈은 메이저리그였다. 몸 잘 만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바닥까지 내려왔다. 오히려 더 홀가분하고, 부담도 없다”며 “이제는 나만 열심히 하면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 머물면서 꾸준히 운동하며 준비했다.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니라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낸 이들이 많았다. 만약 이대호가 원 소속구단인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했다면 최소 5억엔(약 51억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마이너 계약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개막전부터 빅리그에 진입하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며 “25인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하면 모든 계약은 마이너 계약인 것이다”며 “기다려준 소프트뱅크 구단에는 죄송하다. 미국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각오를 묻자 “계약할 때 마이너 계약이라는 얘기가 나오진 않았다”며 “시애틀은 우타 1루수를 원했다. 지명타자는 좋은 선수(넬슨 크루즈)가 있고, 1루수(아담 린드)는 좌타자고, 좌투수에 약해 경쟁할 만 하다. 그래서 계약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우려의 시선에도 이대호는 당당했다. 오히려 “더 날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몸집이 커서 발이 느리고, 수비도 약하다’는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당장 운동해야 한다. 쉬면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인천국제공항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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